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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y 29. 2024

부산하면 떠오르는 감자탕집이 생겼습니다

부산 용호동 용호만 감자탕

부산하면 떠오르는 맛있는 감자탕집, 왜 없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오종세 대표의 감자탕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감자탕집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의 대부분의 반응은 '너 레시피는 있는 거니?' 그런 거 없지만 그는 다년간 F&B 사업을 펼쳐온 만큼 그만의 노하우를 쏟아부어 스텝들과 맛을 내고 또 맛을 냈다.

몇 개월의 개발 끝에 성공한 감자탕

함께 맛을 보고는 그래! 이제 문을 열자. 그래서 열린 집, 부산의 감자탕집, 용호만 감자탕이다. 용호만이 어디야? 하는 분들 계시리라. 부산에 사는 나도 잘 감이 오지 않는 곳이기도 하니깐. 용호동엘지메트로시티를 비롯한 하이츠자이, 더블유, 빌리브센트로를 잇는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그곳, 그곳에서도 하이츠자이 상가에 자리해 용호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실 이 하이츠자이 상가엔 아주 오래된 동네 사랑방 카페가 있었다.

이름하여 로드스타커피. 오랜 시간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이 로드스타커피를 접고 오대표는 이 상가에 새로운 맛의 물결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용호만 감자탕이다. 감자탕집이 이렇게  깔끔할 일인가 싶을 만큼 힙한 바이브가 느껴진다.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게 하나도 없다.


오직 생고기만으로 생생한 맛을 전하다.

메뉴판이나 가마솥이나 중앙테이블에 놓인 커다란 양동이나 감자탕 먹으러 왔는데 마치 카페에 왔나 싶은 착각이 든다. 메인메뉴는 두 가지. 맑은 국물이 이색적인 용호만 감자탕과 우리가 흔히 아는 맛의 감자탕. 공깃밥, 볶음밥, 뼈추가, 우거지 등의 추가가 가능하고 사리 추가도 가능하다. 커다란 탕이 부담스럽다면 개별로 배축국, 뼈해장국, 용호만 해장국으로 간편하게 주문도 가능하다. 수육과 맛보기 수육 또한 일품. 전체적으로 가격이 좀 있네?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도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내산 생고기로만 모든 음식을 낸다는 것. 냉동고기는 일절 쓰지 않는다는 오대표의 고집이다.

맑은 국물의 용호만 감자탕이 나왔다.

비주얼에 먼저 감탄! 생고기의 등뼈에 양파, 대파, 고추, 버섯, 부추, 배추, 떡이 어우러져 끓기 시작했다. 대체 어떤 맛일까? 감자탕의 빨간 국물이 매워 늘 먹는 척만 했던 나로선 신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에서 이런 맑은 국물의 감자탕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사건이다. 국물이 끓으려는 찰나, 내 앞에 놓인 작은 절구통! 그 안엔 생들깨가 들어있다. 작은 방망이로 손수 갈아 감자탕에 넣은 먹는 거라는데 감자탕이 끓기 전에 들깨의 향으로 식감을 더할 수 있도록 깨알 같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단다.

가득 퍼지는 들깨향과 감자탕이 맛있게 보글보글 익어간다.

조금 싱겁네? 하는 첫맛, 뼈고기를 먹다 다시 국물을 먹어보니 심심한 맛이 담백한 국물 좋아하는 분들에겐 그만이겠다 싶다. 고춧가루 가득 들어간 자극적인 감자탕도 좋지만 뽀얀 국물의 맑은 감자탕을 먹다 보니 건강한 맛마저 느껴진다. 다진 양념도 별도로 제공되지 먹다가 다진 양념을 넣으면 빨간 감자탕으로 변신도 가능하겠다. 세상 깔끔한 수육, 맛보기 수육으로 맛봤지만 눅진하지 않은 깔끔한 맛으로 이 또한 별미다.

아무 생각 없이 들이킨 좁쌀막걸리.

직접 만든 건 아니겠지만 향도 맛도 반주에 그만이겠다 싶다. 이 집에서 꼭 놓쳐선 안 되는 킬링포인트 중의 하나다. 맛있게 감자탕을 먹고 치맥을 하기로 했다. 용호만 감자탕 옆으로 도성맥주(로드스타를 한글로 하면 도성), BHC치킨, 거북이동네에 이르기까지 밥과 술, 맥주로 이어지는 오대표의 맛의 로드스타 매장들이 나란히 섰다. 오랜 시간 사랑받았던 용호만두 역시 그 시절 그 맛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용호만두보다 맛있는 양념장, 그리고 유난히 더 맛있는 BHC 치킨

하이츠자이 상가의 빡빡머리 아저씨에서 어느새 용호동의 백종원으로 이름난 오종세 대표.

그의 오랜 결실의 시작점이지만 다시 채워갈 그만의 F&B 로드스타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꿈만 꾸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우리, 하지만 실행과 실천으로 그 꿈을 현실로 이뤄낸 그의 부단한 길을 응원한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있는 오대표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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