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피아니스트로 살아가기

by 김덕화


"재즈피아니스트라고 들어는 봤나요?"
요즘에는 유튜브나 SNS에서 재즈가 적잖이 플레이리스트로 유행하면서 재즈가 어떤 장르인지,
어떤 느낌의 음악인지 얼추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음악이라고 할 수는 없는, 1930~40년대 미국에서 잠깐 동안만 대중음악이었던 장르.
클래식을 전공하다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재즈를 배우시다 실용음악과로 입학까지 한 바람에,
배우고 있던 나까지 재즈라는 바람에 휩쓸려서 재즈 + 피아니스트가 어쩌다 보니 되어 있다.
재즈피아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지는 7년이다.
연륜이 다른 아티스트에 비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피아노 자체는 7살 때부터 쳤기 때문에 2n년 동안 정말 피아노를 단 한순간도 놓지 않고 있었다.
재즈피아니스트는 고독하기도 하고, 절대 외롭지 않을 수도 있고, 절대적으로 감정적인 직업이라고도 생각한다.
먼저 고독하다는 것은 직업적 특성이다.
장르 자체가 고독하기 때문에 대중적인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기가 어렵다.
물론 모든 재즈피아니스트가 고독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내 경우 음악 활동을 하면서 나의 음악을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갈망이 있는 성향이라 재즈의 대중적인 한계가 비교적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외롭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건, 재즈는 즉흥적인 요소도 강하기 때문에 관객의 참여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음악이 흐를 때 음악이라는 배에 관객들도 한 몸이 되어 두둥실 같이 노를 저어준다면,
어느새 음악이 풍성해지고 그 배는 모터를 달게 된다.
물론 사공이 너무 많아 말이 너무 많아지면, 가려던 목적지는커녕 흐르던 음악이라는 배가 모양새가 구멍이 나고 초라해지기도 한다.
관객들도 숨죽이며 보는 음악이 아닌, 같이 분위기를 공유하며 음악을 같이 만들고,
때로는 울고 웃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게 재즈 공연이기 때문에 외로운 음악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감정적인 직업이라는 것은 두 번째 말과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할 때의 공기의 색깔, 들려오는 소음 정도, 그 순간의 기분, 몸의 컨디션 등등
모든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될 때 한 음 한 음의 타격감, 느낌 등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곡의 메인 멜로디를 연주한 후의 즉흥연주 시간에는,
스탠딩에 세워진 나의 모든 이야기들은 음악으로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많은 집중과 나의 인생이 들어간다.
재즈는 그 사람의 인생이다.
어릴 때 대가가 연주하는 영상들을 보면, 나이 때마다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고,
때로는 피아노를 타격하는 건반 소리, 한마디만 들려도 “아, 이 사람이다!” 알아차릴 수 있는 게 재즈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성격에, 어떤 감정을 주로 지니고 있는지 음악을 들어보면 얼추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재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이치이다.
이토록 매력적인 재즈.
내가 살면서 겪었던, 겪을 무대들을 하나하나 말이나 음악이 아닌 글로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