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약 30군데 전국적으로 약 40군데.
1년에 수십 군데가 문을 닫고 문을 여는 곳 재즈바 이야기이다.
재즈바는 정말 이색적인 곳이다.
재즈를 정말 사랑하고 마니아들이 가는 곳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sns 상에서도 소개가 많이 되면서
대중들에게도 이색데이트 코스로도 사랑을 받는 곳으로도 되었다.
뮤지션 입장에서는 그러한 현상이 좋기도 썩 달갑지도 않기도 한다.
아무래도 재즈라는 장르는 마니아가 있는 대중적인 장르라고는 할 수 없다.
더더욱이 라이브연주를 찾아서 오기까지는 기적과도 같은 곳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재즈를 매우 좋아하진 않더라도, 호기심 그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연히 마주치거나 호기심으로 그 대상을 경험했을 때 몰랐던 감정들이 올라올 때가 있다. 재즈도 대중들이 많이 접해보고 직접 들어본다면 마니아층도 점점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독특한 빨간색 조명과, 재즈바만의 느낌, 칵테일, 스파게티 와 피자 등등 마치 외국에 온듯한 가장 쉬운 이색 공간이고 sns에 업로드하기에 딱인 곳이 아닐까.
하지만 그곳은 수많은 재즈뮤지션의 아지트이자 생계공간이자, 일터이다.
모든 아티스트들의 생각은 절대 동일시되거나 획일화할 순 없지만, 재즈피아니스트로서 많은 재즈클럽 연주를 다녀본 생각을 조금 적어보고자 한다.
1. 듀오의 공연에서의 상황
저녁 7시 즈음 퇴근길을 뚫고 출근을 한다. 지하철은 지옥철이고, 도로 위는 지옥이 따로 없다.
이미 가는 길이 썩 유쾌하지 않은 모든 직장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출근길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감정컨트롤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 연주 전 나의 기분이 썩 좋지 않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그날의 연주는 절대로 감동적이지 못할 것이다.
나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감정을 주로 파는 감정기술자 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듀오이다. 보컬과, 피아노가 서로 즉흥적으로 호흡을 주고받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무대이다.
코드하나하나가 소중하다. dm를 bm로 본다면 식은땀을 줄줄 흘리거나, 요리조리 안 틀리는 척 무마해야 한다.
박자는 유난히 더 중요해진다. 드럼의 리듬과, 베이스기타의 꽉 찬 베이스사운드, 곡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코드의 진행들이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
그런데 이런 발라드 인트로를 엄지손가락으로 한음 누르려는 찰나 바로 뒤통수에 앉아있는 젊은 대학생 여자무리 3명이 온공간을 떠나가라 떠들어댄다. 심지어 내용도 귀에 쏙쏙 박힌다.
전 남자 친구이야기를 하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이야기는 고요한 적막 속 셋이서만 공사장에서 날법한 데시벨로 한다. 그것도 나의 피아노선율 바로 뒤에서..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연주하다 음을 최소한으로 쳐본다. 벽에 반사된 본인들의 소리를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도록. 어림도 없다.
결국 무대에서 끝나고 이야기했다. 당신네들 덕분에(?) 정말 연주하기 힘들었다고.
하지만 정말 놀랐다. 본인들에게 잘 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을 하러 온 줄 알고 있었던 표정을 하며
입술을 옹졸하게 모으고 웃고 있었다. 내말을 듣기까지는.
이런 무대들이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있다.
술과 함께 즐기는 곳이다 보니 취해서 트로트를 연주해 달라고 하는 손님부터, 회식하러 처음부터 끝까지 떠들고만 가는 손님들. 등등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나의 음악은 아름답게 연주되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음악은 깃털 하나하나를 작업하는 듯이 세심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듀오무대, 트리오무대, 퀄텟무대, 퀸텟무대, 공간의 음향 등등 관객석에서의 무대는 있지만 무대에서의 관객석의 생각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들려드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