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5:40 침대에 누운 채로 기지개를 켠다. 고개를 좌우로 몇 번 흔들고 팔다리를 하늘로 들어 털어준 다음에야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면대로 향한다. 하루 두 번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는 시간. 물로만 세안을 하고 양치질을 하며 티셔츠를 올려 배와 허리를 요리조리 살펴본다. 최근에 추가된 습관이다. 음, 오늘은 꼭 운동을 해야지라고 다짐한다.
1층에 내려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아이 방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침대와 바닥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자는 남편과 아이 얼굴을 번갈아 확인하고 가만히 문을 닫는다. 잠옷을 갈아입고 부엌으로 향한다. 따뜻한 물을 마신 후 멍한 얼굴로 그라인더에 원두를 붓고 익숙하게 손을 돌린다. 주르륵, 쓱쓱. 갓 볶은 원두의 향과 더불어 나를 설레게 하는 소리. 한결같고도 새것 같은 행복이다. 아침 식사와 함께 마실 1/3의 커피를 남겨두고 오늘 새벽의 몫의 커피를 들고 식탁으로 향한다.
참 신기하지? 30분째 귀에서 흐르는 ebs 영어 프로그램 소리가 이제야 들린다. 이렇게 지속하는 게 맞나 싶지만 이너 피스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하루에 하나만 배우자는 마음가짐은 의지가 약한 내가 영어 공부를, 수영을, 독서를,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오늘은 다 잊었어도 cut down은 남았다.
포옹과 뽀뽀 후 손을 흔들고 두 번째 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능숙하게 식탁 의자를 평상 위에 올리고, 카펫을 난간에 걸치고 외친다. “오케이 구글~ 로봇 청소기 시작!” 곧이어 세탁기 안에 젤 타입 세제와 장마철 추가되는 과탄산 한 스푼을 던져 넣으며 요청하는 오늘의 노동가. “오케이 구글~ 토이 노래 틀어줄래?”
한결같지만 새것 같은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