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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장 아빠 Apr 08. 2022

'실패'와 '망함'은 긍정의 단어다

"아! 망했어~ 선생님, 망했어요. 저 다른거 할래요~"


수업 중 아이들에게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경우에 아이가 말만 그렇게 할 뿐 크게 좌절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다면 이렇게 묻는다. "왜 망해? 선생님이 보기엔 괜찮은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마다 망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 다르기 때문에 뭣 때문에 이러는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아~ 이걸 이렇게 쫙 펴서 바퀴에 감싸고 싶은데 이게 잘 안펴져요.."


망치로 주름관 파이프를 쿵쾅쿵쾅 두드리고 있었는데 그걸 바퀴에 감싸고 싶었나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만약에 아이 수준에서 불가능 한 것이라면 그건 선생님도 못할 정도로 어려운 거니 못하는게 당연하다고 위로하고 다른 대안을 같이 찾아보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너무 크게 좌절하는 때이다. 심하면 눈물을 흘리거나 화를내며 자기 작품을 부숴버리기도 한다. 이런 친구들에게는 좌절이라는 감정이 너무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보기에는 별 것 아닌데 크게 화를 내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가령 혼자 레고를 하다가 생각대로 안되면 스스로 분을 이기지 못해 던지거나 부숴버리거나 한다. 




이럴 때에 교사나 부모가 다음 단계로 아이와 소통하기를 권한다.



1. 속상한 마음 이해하기


"왜? 뭐가 잘 안되? 그래~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되면 속상하지~" 


육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감정은 정당하니 받아주자'인 것을 잊지말자. 아이에게 화부터 내지 말고 아이가 왜 속상한지 그 마음을 공감해주자. 대부분 아이들은 이렇게만 해도 울컥했던 감정이 이미 많이 가라앉는다. 가르치는 것은 그 다음에해도 늦지 않다.



2. 잘못된 행동 훈육하기


"그런데 속상하더라도 네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안되. 다른 친구들이 열심히 작업하다가 너때문에 놀라서 수업에 방해가 되었잖아. 앞으로 잘 안되는게 있으면 선생님한테 물어봐~ 알겠지?"


그리고 가르칠 것은 가르쳐야 한다. 속상하다고 남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되는 거다. 친구가 나를 놀렸더라도 친구를 때리면 안되는거다. 



3. 실패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선생님 얘기 잘 들어봐. 작품 만들때 절대 한 번에 만드는 경우는 없어. 선생님도 마찬가지야. 하다보면 생각처럼 안되는 게 당연한거야. 그러니까 그때마다 이렇게 화를 낼 필요가 없을 뿐더라 그게 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못해. 꼭 기억해.. 하다보면 잘 안되는게 당연한거야. 그건 선생님 포함해서 모두가 마찬가지야. 그러니 화내지말고 선생님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생각해보자."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아이들은 특히 '실패'를 너무 두려워한다. 그래서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패도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너무도 당연히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들 중에도 아이들이 '실패'를 경험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떨어지면 안되고, 미술학원에 가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태권도장에 가면 승품심사에 떨어지면 안된다. 


내 작은 아이가 1품 심사를 봤을 때, 품새 마지막에 실수가 있어 한 번에 통과하지 못하고 재시험을 봐야했다. 나는 아이에게 그럴 수 있는 거라고 괜찮다고 알려주었고, 다행히 아이도 크게 좌절하지 않았다. 사범님께서 탈락이 아니라 다시 시험 보는건데 그런 친구가 많다고 했다는 거다. 아이의 멘탈이 괜찮은 것을 확인한 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그런데, 또 시험보려니 번거롭다. 그치? 그러니 다음번에는 좀 더 많이 연습해서 한 번에 통과하도록 하자.


나는 아이가 이번 기회를 통해, 무엇이든 철저히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으면 했다. 둘째는 똘똘한 반면 무언가 끝까지 꼼꼼하게 해내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사소한 '실패'가 정말 좋은 '과정'이었고 아이가 직접 경험해서 깨달은 소중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앞으로는 '실패'와 '망함'은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단어로 모든 사람들이 인식하고 사용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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