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일의창업 Feb 04. 2022

방향 없는 도전은 하지 말아주세요.

[인터뷰] 개인 카페 창업가의 이야기 #12

        더 많은 자영업자 이야기는 내일의창업 홈페이지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평화와 평화


지역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4길 16-7, 3층

전화번호  0507-1324-9340

인스타 peace.or.peace

스타일 화이트, 우드


주차여부 불가능

키즈 가능

휴무일 매주 화요일 정기 휴무        


애견동반 가능

웹사이트  peaceorpeace.kr


배달 가능

시그니처 메뉴  아인슈페너, 우드 위 폼

소개

안녕하세요, 카페 평화와 평화, peace.or.peace 입니다.

평화와 평화는 단순한 카페가 아닌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카페를 목적으로 이 공간을 기획한 건 아닙니다. 강연, 클래스, 모임과 다양한 활동 등 본래 사업 모델은 문화 공간 설립이었는데, 준비하면서 커피를 함께 배워 판매하게 됐지요.


커피를 만들게 되었지만 카페나 로스터라는 이름에 이 공간을 묻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제 이름을 사용하기는 더더욱 싫었습니다. 사실 제 이름이 ‘평화’거든요. 평화는 저에게 오랫동안 콤플렉스로 다가왔습니다. 착해야 할 것만 같은 틀이 갑갑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저에게 “‘평화’에서 보자” 라고 했는데, 장소 명사로써의 그 이름이 왠지 모르게 경쾌하더라구요! 그래서 평화라는 단어를 선택하게 됐답니다.


타 지역에 이미 “평화”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가 있어서 ‘어떻게 하면 독창적인 네이밍을 만들 수 있을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긴 고심 끝에 “평화와 평화”라는 이름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기로 했는데,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후보군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보다는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이 되었던 네이밍을 선택했고, 그렇게 지금의 peace.or.peace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와 영어가 상반된 뜻이지만, 그것 나름 괜찮게 보이더라구요.


창업가 이야기

평화와 평화를 운영하기 전, 저는 사회복지사로 일했습니다. 업무는 공교롭게도 공간을 만들거나 카페를 개발하는 기획을 담당했었지요. 허물어지기 직전의 공간을 수리해 렌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를 섭외하는 건 시간이 지나도 힘들었습니다. 결국 기획은 할 줄 알지만 구현 능력이 없다는 걸 깨닫고 퇴사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사진과 글쓰기,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1등 할 수밖에 없는 레시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나만의 레시피, 나만의 독특함을 찾고자 하여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타이포그래피는 평화와 평화를 운영하는 지금까지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시공

인테리어는 일을 하면서 만난 여러 디자이너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외에 영화제에서 가져온 포스터를 전시하기도 하고, 하얀 배경에 검은 글씨 템플릿처럼 디자인을 직접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디자인하기 위해서 저는 직접 영화제에 참석하곤 합니다. 카페에 오시면 보실 수 있을텐데, 거의 모든 포스터는 제가 보고 마음에 드는 것들을 사오는 편입니다.


이루고 싶은 것

세상에는 공간을 형용하는 명사가 많습니다. 카페, 서점, 도서관, 시청, 법원 등이 있지요. 그 중 우리의 삶과 맞닿은 공간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러한 공간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좋은 퍼포먼스 유지를 위해서는 좋은 동료를 두어야 하고, 그에 걸맞는 대우 또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저와 이 공간과 공동체가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화와 평화의 강점은 넓은 공간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퍼포먼스와 문화가 허락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에는 좋은 동료, 좋은 공동체와 함께 이 공간을 문화로 채우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대학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관심 있는 주제로 조별과제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아직 수입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배울 때이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이 공동체가 많은 이들에게 윤택한 환경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입니다.


창업 후 어려웠던 점

창업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재정이었습니다. 한 푼도 없이 시작했기 때문이죠. 아버지가 빌려주신 소액의 돈이 예산의 전부였지만, 창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스스로 하면 될 줄 알았던 자신감, 어떻게 보면 무지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재정 문제는 처음 카페를 시작한 저에게 너무나도 큰 벽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지원금이 있더라구요.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소상공인 지원금도 받아가며 그렇게 어설픈 문화공간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기가 안 좋았어요. 오픈 후 바로 코로나가 유행했거든요. “이제 그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가득한 채 힘든 2년을 보냈습니다. 힘들어하던 시기를 보내던 중 감사하게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고, 서로 기대며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5년 후의 모습

제가 팬으로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게 기업자, 마케터, 혹은 대표입니다. 그리고 모두 어느 형태로든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그분들의 문화공간처럼 이 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사회초년생 시절 방문한 그곳은 활기가 가득했었습니다. 문화를 공유하는 공간은 멋지고 예쁘고 힙한 사람들로 가득했죠.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미팅을 갖는 모습도 종종 보였습니다. 그 누구 하나 어울리지 않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곳을 떠올리며 저는 문화를 담는 공간을 만들리라 꿈꿨습니다. 아마 제가 느낀 감정은 부러움이었나봅니다. 하지만 평화와 평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과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함께라는 소속감을 느낀다면, 그것을 향해 저는 달려갈 것 같습니다.


어느 카페 기업에서는 “공동체”를 중요시했습니다. 그곳의 모토는 “동기부여가 잘 되는 사람들의 공동체”. 동기부여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중요합니다. 동기가 있으면 다양한 걸 시도할 수 있고, 시도를 한다면 매출을 창출할 수 있고, 매출을 창출한다면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으며, 공동체가 유지되면 우리는 안정감을 얻고, 안정감을 얻으면 우리는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만날 수 있거든요. 저는 이 기업이 말하는 선순환을 닮고 싶습니다. “평화와 평화”에게 동기가 넘쳐서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서로 한 마음과 한 목표를 가지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 저는 5년 뒤에 이것을 바라봅니다.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

카페는 혼자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문화공간이라면 더더욱 그렇지요. 때문에 혼자 하기엔 힘들다는 걸 빨리 인정해야 합니다. 저는 아이디어를 잘 내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을 실현시키는 재능을 가진 사람은 따로 있더라구요.


내가 못하는 게 무엇인지 고백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이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힘은 확실히 혼자일 때보다 강합니다. 이것이 제가 공동체가 중요하고도 필요한 이유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입니다. 아, 추가로 저는 많은 사람과 즐겁게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영감은 어디서 찾나요?

저는 책을 잘 못 읽는 편입니다. 사실 못 읽는다기 보다는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그래서 쓴 방법이 있는데, 바로 영화를 볼 때 좋은 대사들을 받아적는 것이었습니다. 펜으로 한 대사를 여러 번 정도 적고 그 후에 웹으로 다시 정리해서 올리게 되니, 자연스레 새로운 어휘와 단어들을 카피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유튜브, 드라마, 사람 간의 대화 등을 많이 카피해 저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래퍼들의 흔한 가사 작성 방법은 항상 메모를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무언가 들릴 때마다, 한 문장씩 메모장에 적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혼자서 피드백도 해보고 좋은 글귀들을 조합하는 등, 문화공간을 운영하기 위한 저의 영감은 작은 메모 습관에서 흐르는 것 같습니다.


예비 창업가에게 한마디

방향 없는 도전은 하지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는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년퇴직 후 창업은 피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간 결심할 창업을 노후에 할 것인가 미리 할 것인가, 이것의 선택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경제적 플랜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보통 비싼 정장을 사기 위해서는 제단사, 재질, 색감 등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창업은 그것보다는 훨씬 뚜렷한 뜻과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감당이 안 되거나 아직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면 아직은 준비가 안되지 않았을까요. 꿈 같은 격려 보다는 현실적인 말씀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마음이 시킨다면 모든 책임을 감당할 각오로 임할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추가로,

사실 카페는 사장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커피를 만드는 것 이외에 세무사의 자격, 인사과장의 능력, 신메뉴를 창작하는 창작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마케터이면서 재고 관리자, 동료이면서 대표, 카페 운영자이면서 일상에서는 엄마 혹은 아빠로, 현대의 카페는 과거와 다르게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그만큼 잘하는 사람들이 카페를 운영한다는 말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비싼 재료가 카페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내일의 창업가들께는 절망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위의 여건들에 있어서 다 잘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좋은 동료는 짐을 같이 덜어주기도 하거든요.

작가의 이전글 성공의 결정적 차이를 만드는 방법: STEP BACK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