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자까야 Jan 04. 2024

내 탓이 아니다.

힘든 시기를 넘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흔이라는 나이에 들어서면 정신적으로 더 많이 성숙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것 같았는데

정신적으로 더 불안하고,  물질적으로도 모든게 답이 안나오는 삶을 살고 있다.


남편은 자주 아프고, 자주 짜증내고...

아이들은 말도 안듣고, 게을러지고...

나또한 되는일이 하나 없는....


어느것하나 내 맘에 드는게 없는 날들의 연속이다.


코로나 이후로 계속해서 드는 우울한 마음이 나를 조금씩조금씩 갉아먹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너무 서럽고, 힘든 날들의 연속이다.


그런데.... 왜 그럴때 있지 않나?

모.. 아무것도 아닌 일에, 그냥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든 생각이 나를 가볍게 해줄때...


그냥 갑자기 내리는 눈에 행복해 지거나,

슬리퍼 신고 슈퍼에 다녀오다가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이 가벼워지거나

평소와 너무 비슷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왠지 그날따라 뭔가 다르게 다가오는 느낌


그날도 그랬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은 회사에 출근하고 

집정리를 하고 커피한잔을 하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내탓이 아니잖아..."

남편이 아픈것도, 자주 짜증내는 것도, 

아이들이 공부를 안하는 것도, 말을 안듣는것도

다 내 탓이 아니잖아

내가 어떻게 할수 있는게 아니잖아...

그런 생각 말이다.


나는 왜 그동안 내가 어떻게 할수 있는 것도 아닌

일들에 스트레스를 받아하며 울고, 화내며 살았을까....

달라지는것 하나 없는 일에, 내 힘으로 어떻게 할수 없는 일에

괴로워 하며 산 몇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짜피 내가 애쓴다고 바뀌는게 없다면

타인으로 인해 괴로워 하며 나를 축내는 시간을 보내느니

나를 위해 써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일하고, 책도 읽고, 운동도하고, 친구도 만나며

나라도 잘 지내보자... 그러면 그들로 인해 생기는 불안한 마음이

조금 더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까?


해봐서 알지만

내 이야기를 여기저기 이야기하며 고민을 떠들어 봐도

결국 내 흉이고, 내 허물일뿐이다.

타인은 나의 괴로움 따위엔 별로 관심 없다.

그냥 관심있는 척 할 뿐...

 

내 탓이 아닌일에 너무많이 마음과 시간을 쓰며

괴로워 하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쩔수 없지 않은가....

그들의 문제는 내가 애쓴다고 절대 고쳐지지 않을것이다.

그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 자신과의 싸움으로, 언젠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안바뀌면... 그냥... 그대로 살아가는거지 모...




작가의 이전글 9. 사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