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외에 응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제안을 드리려고 하는데 메일 주소를 알 수 있을까요?’
인스타그램을 돌면서 눈에 띄는 분들에게 냅다 DM을 보냈다. 아이돌 소속사 캐스팅 매니저가 된 기분이었다. 픽업아티스트가 된 것 같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갈 출판계 사람들 인터뷰 콘텐츠를 위한 섭외를 시작했다.
메일에는 기본적인 콘텐츠 내용과 기획 의도, 콘텐츠에 왜 당신이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간절함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출연료가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적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부분이 중요했던 것 같다. 보통 일을 제안할 때 그에 대한 대가가 얼마인지 정확하게 먼저 제시해주지 않으면 찝찝하고 제안받은 사람이 다시 먼저 되묻기도 민망하기 때문이다. 섭외의 달인, 섭외 슈퍼루키로서 말하는데 일의 보수를 정확하게 먼저 제시하자! 그래야 일을 받은 사람도 기분 좋게 검토할 수 있다.
이런 제안을 할 때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듯이 ‘우리는 이런 콘텐츠를 만듭니다.’ 하고 보여주면 참 좋으련만 아직 신생 채널이라 보여드릴 게 없었다. 그래서 과연 사람들이 나와 줄까 의문이었다. 나 같아도 의심스러울 것 같았다. (실제로 출판사 계정이 맞는지 의심스러워 답장을 늦게 하신 분도 계셨다)
일정 문제로 거절하신 분도 계셨고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콘텐츠가 하나도 없던 때에도 흔쾌히 재밌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바로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분 한분 귀하게 모셔서 나중에 섭외 제안 메일을 드릴 때는 당당하게 그동안 섭외를 수락한 분들의 출판사 이름과 성함을 함께 적으며 제안 메일을 썼던 기억이 난다. 섭외에 응해주신 분들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인스타그램 염탐만으로는 인터뷰 질문을 구성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문명특급같이 멋진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욕심이 났다. 사무실에만 있다가 타 출판사 분들을 직접 만나니까 좋았다. 우리 팀에게도 환기가 됐다. 인터뷰 콘텐츠 기획전에는 마케터의 입장에서만 일하고 생각했다. 편집자, 디자이너, 온라인 서점 MD, 도서관 사서 분들 등 다양하게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책이라는 물성 하나를 두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일하는지 알게 됐고 그들의 관점에서 듣는 이야기는 새로웠고 유익했다.
왜 이 직업군으로 흘러들어오게 됐는지 (대체 왜? 어쩌다?), 일하는 마음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인 질문 ‘주말에 뭐 하세요?’, ‘MBTI가 어떻게 되세요?’ 등 질문지를 짜기 위한 질문을 하고 대화를 하면서 일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 새삼 나는 흘러가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있구나 반성도 했다.
직접 만나서 미팅을 진행하니 한 분 한 분 콘텐츠로 뽑아낼만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다들 책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었다. 어떤 분은 문학 같았고 어떤 분은 자기 계발서 같았다.
채널에 업로드된 영상도 하나 없는데 대체 어떤 마음으로 출연에 응해주셨는지는 우리 인터뷰 오프닝 공식 질문이 됐다. 아무것도 없어서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는 분도 계셨고 같은 출판업 사람끼리 돕자는 마음이었다는 따뜻한 대답도 있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며 서로 돕는다는 것은 이 일을 오래오래 할 수 있게 연대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나도 은혜 갚는 까치처럼 다시 되갚을 수 있었으면 한다. 서로를 이끌어주며 오래 살아남고 싶다.
감사한 마음을 가득 담아 이 분들의 이야기가 좀 더 멀리까지 닿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