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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 생성은 어떻게 장면을 만들어낼까?

요즘 광고를 보면 이상하게도, 현실보다 더 ‘완벽한’ 얼굴과 풍경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촬영이 아니라, 한 줄의 문장에서 태어난 AI 이미지들이 점점 비주얼 산업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카메라 없이도 광고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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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ai 모델 활용 광고 예시

AI 도구, 비주얼 산업의 지형을 다시 쓰는 중

AI 비주얼 도구는 이미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Midjourney —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이미지 강자

Stability AI — 오픈소스 기반 확장성

Runway — 텍스트→영상(T2V)의 대표 기업

Pika — 크리에이터 친화적 영상 생성 플랫폼

이 도구들이 합쳐지면서, “하루 만에 브랜드 캠페인 이미지 제작” 같은 과거엔 불가능하던 속도가 일상이 되었다.


AI 이미지 생성 과정

겉으로 보면 마술 같은 이미지 생성 안쪽에는 놀라울 만큼 구조적인 메커니즘이 있다.

아주 단순화하면, AI 이미지 생성은 세 가지 과정으로 요약된다.


1. 세상을 ‘벡터’로 이해하는 과정

AI 모델은 수억 장의 이미지와 텍스트 설명을 함께 보며

‘고양이’, ‘사막’, ‘시네마틱’, ‘투명한 질감’ 같은 개념들을

수학적 벡터(숫자의 좌표)로 이해한다.

텍스트 인코더: 문장의 의미를 벡터로 변환

이미지 인코더(VAE 등): 이미지를 더 압축된 잠재공간(latent space)으로 요약

이 잠재공간은 “이미지의 본질만 남긴 추상화된 세계” 라고 보면 된다.


2. 노이즈를 지우며 이미지를 되살리는 과정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Diffusion Model(확산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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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미지를 점점 노이즈로 변형시키는 과정을 학습하고

완전한 노이즈에서 출발해

“어떤 방향으로 노이즈를 줄여야 의미 있는 이미지가 될까?”를 예측한다.

수십~수백 번의 정제 과정을 거치며 형태, 질감, 색감이 점점 살아난다.

AI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형태를 되살리는 것이다.


3. 프롬프트(텍스트)가 이미지의 ‘연출 지시서’가 된다

“golden hour light, futuristic city, ultra-detailed portrait” 같은 문장을 모델이 읽으면 그 문장은 이미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지시서’가 된다.

모델은 매 단계에서 “이 노이즈를 어떤 방향으로 줄이면 문장과 더 잘 어울릴까?”를 계산하며 이미지를 완성한다. 결국 프롬프트는 디렉팅의 언어다. 예술가가 브러시 대신 언어로 장면을 연출하는 셈이다.


AI 이미지의 활용은 이미 ‘주류’가 되었다

1) 광고·브랜딩

새로운 제품 캠페인을 만들 때,

향후 10가지 콘셉트 이미지를 빠르게 생성해 내부 의사결정을 돕는다.

2) 패션 화보 & 버추얼 모델

존재하지 않는 모델을 등장시켜 화보를 만들고,

시즌별 룩북의 색감 및 분위기를 AI로 먼저 탐색한다.

3) 식품·F&B

실제 촬영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질감을 구현하거나

식재료를 이상적인 형태로 재현한다.

4) 제품 디자인·콘셉트 아트

시제품 제작 없이도

형태·재질·사용 환경을 다각도로 미리 시각화할 수 있다.

5) 영화·게임의 프리비주얼

수십 장의 콘셉트 스케치를 대신해

AI가 빠르게 분위기·장면·구도를 제안한다.

비용은 줄고, 속도는 올라가고, 선택지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상상력의 크기 = 제작물의 크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남은 질문들

기술의 속도만큼, 이에 따르는 윤리적 질문도 빠르게 대두되고 있다.

AI가 만든 이미지는 누구의 권리인가?

실제 촬영이 아닌 비주얼을 광고·상업적 활용에 어디까지 쓸 수 있을까?

우리는 사실과 비사실의 경계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기술이 넓힌 세계만큼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창작자는 사라지는가?

아마도 아니다.

오히려, 창작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뿐이다. 예전에는 장비가 필요했고, 기술이 필요했고, 비용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상상력과 언어가 핵심 도구가 된다.

AI는 “그리는 능력”을 대신하지만, 그 장면을 연출하고 설계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 변화가 두렵기보다는, 오히려 창작의 문턱을 없앤다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

이미지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단지,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다.


작성자: ITS 28기 황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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