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빛 앞에서

마음의 산책: 시

by 하태수

그 빛 앞에서


보이지 않으나,
분명 그곳에 있는 곳.

길이 험해도
나는
그 빛을 향해 간다.

허공에 뜬 바람이
옷소매를 적시던
먼 옛날의 시간.

지나온 세월이
한숨처럼 무거워
한 번쯤은,
이렇게 울어야 했을까?

곱씹을수록 깊어지는 고독,
때로는
아릿하게 남는 기쁨도.

이 귀먹은 시옹(詩翁)은
귀 밝은 산비둘기의 울음에
마음부터 먼저 깨어.

해탈의 마당에서
그리움은 구르고,
때를 얻든,
때를 놓치든.

살아서도,
죽어서도,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그 정(情) 하나.

억만 겁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빛 앞에서.

나는
한 걸음 멈춰,
말을 내려놓고,
침묵을
켜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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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늦게 피는 꽃일수록 향이 깊듯, 삶의 시간을 글로 피워냅니다. 경주에서 태어나 단양과 서울을 오가며 시와 수필을 쓰고, 한 줄 문장에 세월의 결을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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