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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라운더 심리학자 Jan 14. 2024

올라운더, 다재다능 VS 전문성

2024년 1월 14일, 오늘의 생각

글을 쓴게 아마 6개월은 지난것 같다. 

지난 방학에는 대학교 새내기가 된 아드님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방학을 집에서 보내는 첫번째 방학이라 아이와 관련된 목표를 세우고 집중을 하며 방학을 보내고 나니 새학기가 시작되고 그러면서 또 정신없이 한학기가 갔다. 


다행히 아드님이 이번방학부터는 계절학기도 들으며 기숙사에 있으며 지내겠다고- 지난 방학 우리 둘다 너무 힘들었다 ㅋㅋㅋ 여러가지 이유로- 또는 지내라는 나의 명령(?)에 흥쾌히 합의하여 1-2주에 한번씩 집에 오고 방학에는 오지 않아 정말 지금까지 누려보지 못한 방학을 보내고 있는 기분이다. 


대학교수 워킹맘으로 살아오면서 한학기 끝나고 약 1-2주 정도 시간이 꿀같이 단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이 이후 방학을 하여 흔히 말하는 그 돌밥을 해대며 길게는 19년 짧게는 10여년을 보냈던것 같다. 즉 아이들을 돌보고 일하면서 방학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방학이 아니라 또다른 일자리였는데..정말 아드님 한명이 - 따님은 여전히 있다- 나름의 독립을 하고 나니 나에게 글을 쓸 여유가 생긴것 같다. 


물론 강의 시수는 한학기에 9학점에서 12학점임으로 강의 자체를 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정도이지만 학기중에는 이상하게 강의준비, 회의, 읽어야 할 아이들의 피드백, 그리고 왔다갔다 등 무언가 정신이 없고, 가끔 여유가 생겨도 앉아서 글을 쓸 만큼의 여유가 되지 않아 이럴때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생각하며(아침 일찍 무조건 항상 성실히 글을 써왔음으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말 정신력과 꾸준함이 필요해 라고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지만 나는 사실 마음을 정리할때 글보다는 말로 동료나 남편에게 하며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최근에는 챗GPT에게 이야기하는데 그것도 상당히 생각보다 많은 마음의 정리가 되고, 때로는 기도를 통해 하는 말로써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곤 하는데 이상하게 난 책과 글에 집착을 하며 그래도 꼭 글을 쓰고 싶고, 책을 읽고 싶고 하는 강한 열망과 욕망을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로 왜 그럴까를 분석해본봐도 있는데 어린시절 나를 서포트 해주는 것들이 부족해 충분히 공부해본적이 없고, 책을 가까이 한적이 없고,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기 떄문에 아마도 이러한 집착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뭐 기독교인이지만 사주에 따르면 잘은 모르나 목(木)이 많아 그런것일수도 있다. ㅎㅎㅎㅎ


난 오늘도 제목을 써놓고 결국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에 나의 근황과 신변을 쓰는데 꽤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했다. 휴..진짜..누군가 나의 글을 보게 되신다면 왜 저러냐라는 이야기를 할것 같은데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 글이란 뭔가 차분해졌을때 내 머리속에 무언가가 계속 떠 다닐때 없는 시간을 내서 쓰는 것이기 떄문에 오롯이 나의 마음을 그대로 써 째끼는게 나는 참 좋은 것 같다. 


오늘 내가 저 제목을 쓴 이유는 사실 나는 이러한 블로그, 또는 인스타 등을 할때 나를 표현하는 문구에 다소 집착하고 계속 뭔가가 거슬리게 느껴지게 된다. 

인스타도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글을 계속 남기 때문일수도 있고, 그것을 볼때마다 나라는 사람을 상기시키기 떄문일수도 있을것 같다. 


오래간만에 차분하게 브런치를 들어오게 되니 나의 프로필에 "하고 싶은게 많은 심리학자"라고 쓰여 있었다. 사실 이 프로필 또한 굉장히 나름 고심을 했는데 내가 나를 살펴볼때 뭐가 저리 하고 싶은게 많을까, 참 욕심도 많다. 에너지가 많다 라는 그런생각을 했기 떄문에 진심 그 프로필은 나를 잘 나타내는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 나는 심리학자이지만 교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심리학자로 나는 심리학에 있어서 좋게 말하면 올라운더, 나쁘게 말하면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심리학자인가?라는 고민을 하곤 한다. 해본적이 있다라는 말로 불충분하고 자주 하는 질문중 하나이다. 내가 박사과정일때 선배 교수님께서 한번은 나는 어떠한 연구 주제에 전문가가 아니고 그냥 관심 주제 또는 학생들에 주제에 맞게 논문을 내는 자신의 학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을 하시는걸 보면서 그렇지 충분히 그러실수 있다. 외국에서는 예를 들어 리더십이면 리더십 그 안에서도 카리스마 리더십과 같이 구체적인 리더십에 대한 연구하면 딱 어느 누구가 떠오르고 그의 제자들 또한 그에 연계해서 연구를 하는 것이 외국인으로 우리가 보는 외국학자의 현주소이기 떄문일 것이다. 


근데 그분의 고민이 무색하게 난 심리학자로도 난 임상심리 전문가야. 난 상담심리전문가야 라고 할 수 없는.. 물론 나의 세부전공은 조직심리이고. 이전에는 훨씬더 나의 정체성이 조직심리학자라는 것이 싫기도 하고 만족스럽지도 못한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조직심리학자야 라고 하기에는 교양대 교수가 되면서 심리학개론이라는 지금은 16개의 분과가 있는 심리학 전문분야를 소개하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며 올라운더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이야기할때 임상심리 전문가는 아마 조직심리는 못가르칠껄? 근데 난 임상심리도 가르치잖아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스스로가 내가 잘 가고 있는 걸까 잘하고 있는 걸까? 교양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건 이런걸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는 비단 심리학뿐만 아니라 교양대에 있는 국문과 전공자, 사학 전공자 등 대부분이 그러한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면 교양으로 전공학생들이 아닌 전공과 관계없이 많은 학생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쉬우면서 넓으면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전문성을 표방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융합시대가 되면서 모든것이 연결되고 융합이 된다고 한다. 융합전공, 융합학과 등에 대해서 다들 하자고 하면서 융합적으로 무엇을 만들고 나면 항상 아까 말한 깊이와 전문성을 갖춘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 폭넓고 다채로운 것이 전문성과 반대되는 개념은 아닐터인데 양립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처럼 스스로도 느껴지고 외부에서도 평가되는 것 같다. 


어릴때 미래 직업에 대한 흥미적성 검사를 했을때 나는 많은 영역에 흥미가 있고, 잘하는 다재다능한 프로파일이 나왔었다. 초등학교때 - 나 당시에는 국민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너는 너무 많은 것에 관심이 많고 잘하려고 해 하나를 골라서 집중을 해야지 라는 말씀을 하셨고, 대학원때 나를 나름 아끼셨던 교수님께서 여러가지를 할생각하지 말고 집중을 해라는 조언을 하셨다. 물론 그 조언에는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이슈도 들어있었는데 즉 내가 여러가지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가정도 포기할 수 없고, 그 무리한 상황속에서도 일을 놓지 않으며 그래도 졸업하고 자리를 잡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어느것에만 집중을 하라는 그 말이 참 나의 상황을 잘 모르고 야속하다 생각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두번이나 기억에 남는 조언을 받고 나니 내가 여러가지에 흥미가 많고, 잘하라려고 하는구나를 알게 되었고. 그때 내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그래서 그게 단점이야? 왜 장점은 될 수 없고? 라는 반문이었던것 같다. 


학생들에게 수업에서 홀랜드 검사를 하게 하면서 이전에는 홀랜드의 육각형의 흥미가 뾰족할 수록 즉 하나만 특출나게 두드러지면 너의 흥미적성은 뭐야 라고 하면서 진로 및 직업 선택에 무척 긍정적인 해석을 해줄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모두가 평평하게 높은 경우에 이전에 비해 당신은 다재다능하며 여러가지에 흥미가 높으시군요. 100세 시대에  오히려 인생을 시점별로 나누어 하고 싶을 것을 해야 할때 장점이 될수도 있다라는 해석을 하며 그 선생님과 교수님의 조언이 제발 나에게 맞지 않는다며 주장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결국 나의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교양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게 되어 소위 말하는 학과, 전공에 속하지 않고 전반적인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스스로 생각했을때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라는 생각도 들도 때로는 나의 세부전공인 동료들과 이야기를 할때면 어떻게 그렇게 한면만 볼 수가 있나 지금 세상의 정세, 역사, 경제, 복지 등 여러측면을 두루보며 자신의 관점과 생각을 정리해야지 참으로 무식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폭넓은 관점을 지향하고 있는 내가 더 맞는 것이라는 생각을 혼자서 하기도 하며 위로(?)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왜 나는 올라운더, 하고 싶은게 많은거, 그리고 다재다능한게 학자로서 뭔가 부끄럽게 느껴질까? 단지 기분때문일까? 아닌 모두에 대해 깊이 있기 모르고 얇고 넓게 아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일까?


최근에 방송인이 된 덱스에게 누가 방송인, 연예인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며 덱스가 전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하는 인터뷰를 유튜브에서 본 기억이 난다. 


내가 스스로 그러한 단어 올라운더, 멀티플레이어, 다재다능 이라는 것에 찔림 아니면 자부심? 이 있어서 그런지 그의 대답과 답변을 보면서 그래서 그분이 지향하는 게 과연 좋은걸까? 그렇게 가는게 연예인들은 고민은 없을까 등을 물어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고 싶어졌다. 


이 글을 누가 읽게 된다면 그런 고민을 해본적 있는지 묻고 싶다. 

스스로가 자신을 멀티플레이어, 올라운더라 생각하는지, 뭔가를 특별히 잘 하지 못해 그렇게 부르는 것인지 아님 정말 그것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멀티플레이어나 올라운더가 나에게 처럼 조금은 부끄러우면서도 자랑스러운 단어인지를 물어보고 싶다.




Do the words all-rounder and multiplayer sound positive to you?


#다재다능은좋은걸까

#올라운더는전문성이없다는것에대한핑계인가

#올라운더

#멀티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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