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라운더 심리학자 Jan 15. 2024

꿈자리가 뒤숭숭.. 이유가 있는걸까?

2024.1.15 그냥 일상 

방학이 되어서 사람들도 안만나고 차분해지고 평안해지면 오히려 꿈도 안꾸고 그럴것 같은데 한학기를 열심히 달리고 새학기를 준비하는 휴지기라 그런지 오히려 나도 의식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각이 많은 모양이다. 


어제도 일기같은 이야기를 쓰며 꿈자리가 뒤숭숭했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꿈자리에 대한 해석을 수업준비에 대한 압박감으로 해석하고 도서관에서 뿌듯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런데 왜 오늘 또 꿈자리가 뒤숭숭한가..

나는 꿈을 많이 꾸는 사람이다. 이전에 융 심리학회 회원인 교수님을 뵈고 분석심리에 대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서울대학교 정신과 의사 중심으로 우리나라에 분석심리학을 실천하는 분들이 계시고 그분들이 분석심리사(?) 인가를 인증받기 위해서는 꿈을 300번인가 더 이상인가를 계속 분석하면서 수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프로이드로부터 시작된 무의식에 대한 연구는 현대 과학, 현대 심리학에서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무의식의 존재는 믿지만 무의식을 형성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교수님과 잠깐의 대화에서 융심리학회는 -나는 잘 모르지만- 그 나라의 민화, 전래동화 등도 아주 중요한 분석 요소라고 이야기를 들어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 교수님이 분석심리학으로 접어드신 이유도 나처럼을 꿈을 많이 꾸고 그것을 전문가에게 이야기하고 분석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잘 알게 되어 계속적으로 수련하신다고 하시며 삶의 중심에서 교수, 상담자, 부모 등보다 오히려 분석심리학 공부와 전문가가 되는게 우선순위라고 말씀하시는걸 들으면서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꿈을 많이 꾼다고 하니 그럼 분석심리학의 길로? 라고 제안하셨는데 한편으로는 뭔가 빠져들것 같아서 무서운 마음과 꿈을 많이 꾸는 것도 상당히 피곤하다 생각되는데 거기에다가 분석까지?라는 생각을 하며 추천에 감사드린다 말씀드렸던 기억이 있다. 근데 참 그 교수님은 좋으셨다. 꿈분석을 많이 하셔서 그런가??


오늘 꿈은 돌아가신 새어머님의 꿈이었다. 나의 인생사에 그리고 나의 심리학 역사에 빠질수 없는 나의 역사중 하나는 새어머님인데.. 대학생때부터 나는 거의 자립을 하면서 점차 멀어졌고 결혼을 해서는 거의 아마도 한두번 본 정도로 지내다가 최근 10월 정도에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새언니(오빠의 부인)에게 연락을 해보니 그 시점으로부터 10일전에 돌아가셨다고 안그래도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신기하다 어떻게 전화를 했느냐 라는 말을 했다. 새엄마가 꿈에 나온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오늘 약 3개월 만에 새엄마가 다시 꿈에 등장을 했고, 일어났는데 지금까지도 무척이나 피곤하다. 주말에 가족들과 있어서 피곤했는지, 아님 어제 안하던 학습(?)을 집중적으로 해서 그런지..그냥 월요병인지 모르겠는데.. 아직까지 비몽사몽 한데..꿈은 굉장히 명확했다. 


나는 새엄마가 온 중3 때부터 내 인생의 막이 새로 시작된 것처럼 다른 인생을 살았는데 뭐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나쁜 분도 아니었고, - 물론 드라마처럼 만들라면 만들수 있는건 많다 ㅋㅋㅋ- 평범 그자체 였지만 나의 인생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책 한권을 써도 모자르겠지만 여튼 내가 그때부터 느낀 감정은 답답함이었다. 왜 엄마는? 왜 아빠는 대체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할수 있는건 없지? 왜 저런지 이해좀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과 혼잣말을 달고 살았고. 그게 나의 심리학 길을 이끈 근원적인 출발점이다. 왜 사람은 저럴까? 왜 엄마는 저럴까? 등등


오늘 꿈에서는 엄마 왜저래...아휴 진짜 이러면서 잠을 깼는데 순간 새엄마가 돌아가신게 아니라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착각을 할정도로 너무 생생해서 누워서 한참을 돌아가셨던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새엄마는 20살에 과부가 되고 아이둘을 낳았는데 첫째 딸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본인이 인정했든이 딸을 남편으로 생각하기도 했다고 하고 매일매일 같이 있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연락하고, 언니의 아이들도 다 키워주고 싶어했다. 나도 엄마가 된 지금 그러한 친정 엄마가 있으면 참으로 좋을수도 있겠지만 아들 딸 다 결혼 시켜 재혼해도 어떠한 문제도 없이 서울로 이사올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우리아빠의 생각은 완전히 틀리게 된 지점이 바로 언니에 대한 집착이었다. 지방에 살던 엄마는 서울 우리집으로 오면서 한 1-2주는 딸을 못봐 눈물로 밤을 지새다 결국 그 이후로는 엄마 아빠가 같이 내려가던가 오랫동안, 아님 언니가 올라오던가 하면서 - 사실 고등학생인 내가 부모없이 1-2주를 혼자 있었으니 사실 아동 방임 수준이었고, 이것이 나에게 큰 상처가 된 가장 큰 지점이다- 나는 거의 집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며 애정 넘치는 두 모녀를 보고 있으며 이것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를 어린 고등학교 시절에 매일 매일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난 새엄마를 좋아하고 알고 싶은데 왜 나한테는 말을 안거는지, 그런데 나쁜 사람은 아닌데, 소위 동화책에 나오는 일시키는 엄마도 아닌데 왜 난 뭔가 외롭지?라는 생각을 하며 3년이 지났고 결국 그러한 외로움 속에 대학을 가서는 그래 아빠, 엄마, 언니 그리고 언니의 자식들 그렇게 살고 나는 독립해야겠구나, 내가 죽어도 모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대학교 1학년때부터 강인하게 독립을 꿈꾸며 과외 알바에 고수가 되어 대학, 대학원, 그리고 박사까지 받게 되었으니 ㅎㅎㅎ 나의 생활력 하나는 알아줄만 하다. 


엄마 이야기는 안하고 싶었는데...여튼 꿈의 내용은 엄마가 또 언니에게 집착하며 언니를 찾아 일본을 간다고 했는데 그걸 속이며 잠깐 어디를 간다고 계속 하는 바람에 나는 너무 피곤해 하며 왜 저러냐 또 어딜가냐 하며 혼자 속으로 - 생각해보면 엄마한테 한번도 대놓고 이야기해본적이 없다. 내 성격상 원래 말해야 하는데 어떻게 한번도 그러지 못했을까 그것도 신기하다- 아구 답답해 답답해하면서 잠을 깼다. 


새엄마가 꿈에 나온건 두번째이고 지난번에는 나를 반겼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번에는 과거 20대로 돌아간 감정을 느끼며 왜 꿈에 나왔을까라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당연히 새언니에게 전화를 했고...모 이런저런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듣기 위해 꿈에 나왔나? 아님 내가 무언가 답답한 일이 있나? 근데 왜 엄마? 내 힘으로 도저히 할 수 없고 발언 하지도 않았던 그런 답답한 일들이 나에게 있는 걸까?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라는 책과 담학기 대학생들의 삶의 고민에 대한 수업준비를 하며 삶을 생각해보고 되돌아 보며 나의 감정이 올라온 것일까? 

내가 심리학 교수, 그것도 교양대 교수가 되어 좋은 점 중 하나는 그냥 이론만 원리만 가르치는게 아니라 삶의 적용할 수 있는 그리고 잡학스러운 여러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전공이 아닌 교양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것의 장점 중 하나이다. 이러한 질문들은 학생들에게도 좋지만 사실 나를 되돌아보고 나에게도 질문하고, 내가 느껴야만 좋은 강의가 되기 때문에 교양대 교수가 된건 학생들을 위해서보다 ㅎㅎㅎ 나의 마음의 양식과 삶의 태도에서는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교양이 늘어나니 얘들아?? ㅋㅋㅋ


글을 쓰고 나니 그 뒤에 했던 해석..뭔가 내안의 답답함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엄마의 일은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목에 가시가 걸린것처럼? 정도는 아니고 그냥 가끔 무릎이 아픈 정도? 아님 그냥 약간의 만성피로처럼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그냥 답답한 주제였다. 죄송하게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나랑 오빠는 한편으로 아. 이제 짐을 조금 놓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오빠에게 묻지는 않았는데 그냥 그랬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는 어차피 20여년 이상 안만나 아무 느낌이 없었지만..그래도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그분들이 이젠 없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내가 나이가 엄청 많은건 아니지만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학생들과 죽음에 대한 주제도 다뤄볼까 했는데 확실히 죽음은 50정도가 되어야 아주 조금 느껴지는 주제가 아닐까 싶다. 나의 부모님들이 나의 동료들이, 나의 형제들이 아프고 없어지고 하면서...그리고 나의 반려동물들도..


월요병이 빨리 사라지고 내일부터는 활기차길 기대하며..꿈의 이유를 알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모든 꿈에는 이유가 있는걸까?
Do all dreams happen for a reason?


#꿈분석 #꿈자리뒤숭숭 #월요병 #죽음




작가의 이전글 대학생들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