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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y Aug 01. 2024

[Art] CHICAGO

그래 이거지!

21년 4월, 온통 시카고에 젖어있었다.

당시 플레이리스트가 시카고 넘버로 도배될 만큼.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여운이 가득하다.


고등학교 시절, 우연한 기회로 봤던 잭더리퍼로 뮤지컬에 대한 사랑은 시작됐다.

(잭더리퍼 이후 나는 공연 기획가가 되기로 결심했었다, 현실의 벽 앞에 무너졌지만..^^)

뮤지컬은 책이나 영화처럼 자주 보지 못해서 더 귀하고 감흥이 크다.


3년 전 시카고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썼던 글을 다시 옮겨 본다.

올해 공연도 너무나도 보고 싶은데 이미 매진이다. 한발 늦었다.. 오는 9월의 킹키부츠는 무조건 볼테다!





2021.05.06

wonny  블로그에서 발췌


[최애 넘버]

' I Can’t Do It Alone' / 'All That jazz'


출처 : on my star

역대 캐스팅을 찾아봐도 록시 = 민경아, 빌리 = 최재림이 답이다. 특히 민경아는 200 : 1의 경쟁률을 뚫고 록시 역할을 차지했다. 엄청난 신인의 발굴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아찔한 야망녀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녀로 표현한데에는 민경아의 엄청난 연기력 때문이다.


출처 : on my star

사실 가장 기대했던 배우는 최재림이다. 기대만큼 아니 그 이상을 보여줬다. 남자의 자격 성악편을 봤다면 최재림을 모를 수가 없을 거다. 성악 전공답게 성량이 엄청났고 표정 또한 엄청났다. 풍부하다 못해 다채로워서 R석에 앉은 나까지 표정 하나 하나를 읽을 수 있었다. 극중 빌리는 표면적인 이익을 쫓는 이기주의자이며 어떤 면에서는 비열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사랑받는 건 완벽에 가까운 복화술과 전달력 때문이다. SNS에서 회자 되고 있는 복화술 장면은 최재림만큼 잘 소화한 배우가 없다. 심지어 파열음에서도 입술을 움직이지 않으니.. 그 뒤엔 미친듯한 노력이 숨어있을게다.


출처 : 민경아 인스타그램

무엇보다도 이날 날 사로잡은 건 록시와 벨마의 케미스트리였다. 록시는 러블리함과 엉뚱함을 벨마는 카리스마와 코믹함을 앞세웠다. 라이벌에서 동반자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흐름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벨마가 록시를 설득하기 위해 보여준 원맨쇼(?)가 정말 재밌었다. 벨마의 심폐 지구력이 엿보이는 신이였다. 본 분들은 다 공감하는(ㅋㅋ)! 결국 팀이 되어 함께 노래하는 신에서는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들썩였다. 뮤지컬 앞에서는 감정에 솔직한 사람이 된다. 신나면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고 내 키가 174cm라는 건 잊고 커튼콜에서는 앉질 않는다. 그만큼 신이 났다는 거~!


대게 오케스트라는 지하에 있거나 무대 뒤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지휘자의 뒷모습만 볼 수 있는데 이번엔 달랐다. 무대 정중앙에 계단식 배치로 연주자 한명 한명을 다 볼 수 있었다. 공간적 한계 때문에 뮤지컬은 무대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는데(빔 / 회전무대 등) 시카고는 무대 세트와 조명도 진짜 심플했다. 그만큼 연기자의 춤과 연기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 미친듯이 몰입하며 봤다. 관객에 입장에서 감상할 것이 늘었다는 짜릿함도!



이렇게 14인조 빅밴드를 무대로 주인공이 등장한다. 참으로 역설적인 배경이다. 리듬감이 넘치는 뮤지컬인데 거의 흑백에 가까운 조명이라니.. 단연 14인조 빅밴드가 있었기에 생동감이 더해질 수 있었다. 대조를 통해 더욱 묵직한 관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출처 : MBN

오민영 음악감독님

그리고 이 뮤지컬의 주역인 지휘자 언급을 안할 수가 없다. 신기하게도 지휘자 옆에 통로를 두어 배우들의 등/퇴장 때마다 지휘자와의 케미를 보여줬다. 지휘자 분이 배우들의 연기에 갑자기 개입을 한다거나, 간단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연기자와 호흡하는 장면에서 이 팀의 실제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지 가늠할 수 있었다. 커튼콜에서 보여준 신들린 지휘까지. 명장면을 다시 보여주지 않고 악단의 연주로 극을 마무리한 것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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