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들의 숲에서 약하지 않은 척 하고 싶을 때가 누구에게나 있다.
지난 일주일은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매일 다른 하루, 매일 다른 중요한 행사와 스케줄, 매일 다른 과제와 성과 압박에 시달렸다.
내가 느끼기로 내가 다니는 회사는 굉장히 결과중심적이다.
성과 압박도, 피어 프레셔도 상당하다.
몇 년 전 사주쟁이는 나를 사슴과 비교했다.
아주 심약한 꽃나무를 닮았다고도 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내면의 나를 나는 알았다. 나는 심약자다.
그래서 쉽지 않다.
끊임 없는 성과 압박 속에서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멈춰있을 수 없고,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감을 각인시킴으로써 인정 받아야 하는 조직 구조 속에서 진정한 안정이란 없다.
원래 바깥에선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시간은 흐르고 만물을 변화한다.
안정은 내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게 맞지. 그런데 어디 그게 쉬운가?
그래서 나는 받아들이기도 했다.
나는 심약하고, 자칫하면 매일을 긴장 속에 말라 비틀어지기 쉬운 인간이라는 것을.
이렇게 긴장만 하며 살다간 좋은 거 다 놓치고 후회만 할 게 뻔하니까, 인정이란 것부터 시작하기로.
받아들이면 보이는 게 있다.
나는 내가 긴장에 취약하다는 걸 인정하고, 이걸 완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나를 가장 잘 이완시켜주었던 건 명상.
시간 내서 어디 가서 하기까지는 어렵고, '코끼리'라는 명상 앱부터 시작했다.
긴장되지만 긴장하고 싶지 않을 때
잠 못들 것 같지만 잠 못자고 싶지 않을 때
개꿈에 시달릴 것 같지만 시달리고 싶지 않을 때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아침에는 나를 북돋우며 위로하고,
저녁에는 내려놓고 비우며 이완한다.
도무지 많은 생각과 할 거리 속에서
호흡으로부터 멀어지고 집중이 깨져도
그냥 한다.
일은 그렇게 하는데, 명상 하나 그냥 하는 거 못하겠어?
아묻따 하자. 하며 한다.
그러고선 다음 날 크로스펑션 미팅에서 강자들 속 약하지 않은 척하며 앉아있는다.
예전에 장도연이 마인드컨트롤을 하기 위해 되내인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나 빼고 다 x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