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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안 정상은 변호사 Dec 29. 2021

우리 사이 비튼코인

가상화폐와 이혼


천안이혼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에는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된 일로 이혼을 하기 위해 찾아오는 의뢰인이 크게 늘었다. 오늘은 지난 번 하우스푸어부부의 이혼법에 이어서 가상화폐(코인)와 관련된 이혼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가상화폐 투자가 이혼에 이르기까지


 가상화폐로 인해 부부관계에 문제가 발생하여 찾아온 부부들의 스토리는 모두 비슷하다.



 부부 중 한사람이 배우자와 상의 없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투자를 한다. 처음부터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워낙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대부분 여윳돈으로 투자를 시작한다.



 투자한 가상화폐의 가격은 급등하기도 하고 급락하기도 한다. 돈을 벌었을 때는 이렇게 쉽게 돈을 버는구나 하는 생각에 의기양양 하고, 잃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격이 올라 수십퍼센트 이득을 보고 팔았더니, 가격이 두배 세배가 되는 것을 보기도 한다. 반대로 가격이 급락하여 못 버티고 팔았더니, 조금 버티면 원금을 회복하고 이득이 나는 것을 수차례 보기도 한다.



 가격이 급등하고 급락하는 가상화폐 투자에 몰두 하다보면, 가격이 급등할때도 급락할때도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있다.



바로 투자금, 시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격이 급등할 때 하루만에 수백만원을 벌었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투자금이 10배였다면 하루만에 수천만원을 벌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격이 급락할 때는 내가 투자금이 더 있었다면 가격이 급락해도 팔지 않고 버텼을 텐데, 혹은 가격이 급락했을 때 급락한 가상화폐를 추가로 매입(일명 물타기)하였다면 손해를 안 보고 돈을 벌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투자금을 더 넣기 시작한다. 특히 가격이 급락했을때, 급락한 가상화폐를 더 구입해서 추격매수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평균 단가가 낮아져 손해가 줄어들게 되고, 가격이 조금 회복되면 더 이득을 보게 된다.



 문제가 커지는 것은 여기에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하는 경우다.



 가진 돈을 다 투자했음에도 아직도 시드가 모자르다는 생각에 배우자 몰래 대출을 받아서 가상화폐에 투자한다. 대출까지 받아서 투자한 이후 가격이 떨어지면, 급한 마음에 투자는 더 공격적으로 변한다. 공격적인 투자가 이익을 가져오는 경우는 천만 다행이지만, 결국 공격적인 투자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가져오고 만다.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에 위험은 크지만 수십배를 더 벌 수도 있는, 선물 거래 등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경우는 정말 한 순간에 모든 투자금액을 다 날려버리기도 한다.



 이때쯤이면 더 이상 수습이 힘들어져, 배우자에게 자신이 손해본 것을 들키거나, 솔직히 고백하게 되고 배우자는 충격에 휩싸인다. 혹은 대출 연체에 대한 안내문을 통해 배우자가 알게 되기도 한다.



 배우자는 자신 몰래 거액의 투자를 하고, 큰 손실을 본 사실 상대를 비난하고 다투다가 결국 천안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에 이혼에 대한 고민을 안고 상담을 오게 되는 것이다.



배우자 몰래 한 투자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까?



 그럼 배우자 몰래 투자를 하였다가 큰 손실을 본 경우, 이혼 사유가 될까?



 민법 제 840조는 재판상 이혼의 사유로 6가지를 정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이다.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부부의 일방은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1.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3.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경제 공동체인 부부관계에서 배우자와의 상의 없이 무리하게 큰 금액을 투자한 경우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있다.



 아무런 상의 없이 고액의 대출까지 받아서 무리한 투자를 한 경우, 그리고 그 투자가 부부의 경제생활에 회복하기 어려운 큰 손해를 가져온 경우는 더욱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가능성이 많다.



 배우자와 상의 없는 무리한 투자가 경제생활 뿐 아니라 부부관계의 파탄 까지 가져오고 마는 것이다.




비튼코인 이혼재판은 어떻게 진행될까?


 이런 문제로 상담을 오게 되면, 기본적인 사항 들을 물어본 후, 천안변호사 정상은 변호사가 꼭 물어보는 것이 있다.



 바로, '가상화폐를 이미 모두 처분하였냐'는 것이다.




 가상화폐를 이미 모두 처분하여, 손실이 확정되었다면 사안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된다. 보통의 이혼소송과 전혀 다를 바 없다.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은 재산분할 만이 남는다. 일반적인 이혼 소송의 재산분할은 혼인이 파탄된 시점에 남은 재산을 가지고 분할 비율을 정하여 나누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배우자 일방의 책임으로 재산을 이미 모두 날린 상태이고, 채무까지 생긴 상황이다. 따라서, 채무가 생긴 원인을 추적하여 입증하고, 채무 부담의 경위, 사용처 등을 파악하여 상대방의 일방채무임을 주장하거나 우리에게 기여도가 유리하게 남은 재산을 분할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아직 손실이 난 가상화폐를 아직 처분하지 않은 경우라면 사건의 진행이 복잡해진다.



 이혼을하면서 재산분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산이 얼마만큼 있냐를 파악해야 하는데, 가상화폐의 가격을 얼마로 해야하는지 문제된다. 가상화폐는 제도권에 들어있지 않은 재산인데다가, 가격이 급변하다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다.



주식의 경우와 비교해보자. 상장된 주식은 장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고, 가격도 공시되어 있다. 몇 일을 기준으로 재산을 분할할지 날짜만 정하면 된다. 몇 개월간의 장마감 시간 주가의 평균을 내서 그 주식의 가격을 정하기도 한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는 기업의 가치를 감정평가 해서 주식의 가격을 정하면 된다.



 그런데 가상화폐는 어떤가? 24시간 장이 마감되지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퍼센트씩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난다. 몇월 몇일을 기준으로 정하느냐에 따라서 많게는 몇 배의 차이가 나기도 한다. 날짜를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아침이냐 밤이냐, 몇시 몇분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수십퍼센트씩 차이가 난다. 장 마감시간이 없다보니 일정기간의 평균을 내더라도 몇시를 기준으로 평균내야 할지 정할 수가 없다. 아침 9시를 기준으로 평균을 내는지,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평균을 내느냐에 따라서 몇 배씩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천안이혼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에서는 어떻게 평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의뢰인에게 가장 유리할지 가상화폐를 분석하고 시세 추이를 파악한 후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격을 산정해 본다. 그리고 가장 유리한 주장을 한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주장하며, 설득력 있는 이유를 만들어 가느라 몇날 몇일을 고민에 빠진다.



 가상화폐를 압류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된다. 이론적으로 가상화폐는 각자가 보유하는 형태다 보니, 법원이 압류명령을 보낼 3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대부분 투자자들이 업비트나 빗썸 등 거래소를 사용하다보니 이를 이용하는 방법도 강구해보긴 하지만, 사례가 적어 명확한 메뉴얼이 없다. 이마저도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불가능하다시피 하다.



이렇게 정답도, 사례도, 판례도 제대로 없다보니 많은 양의 가상화폐가 끼어있는 경우 판사는 대부분 조정기일로 진행하여 합의하에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가끔 조정기일에 상대방 변호사로 가상화폐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변호사가 나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조정은 중구난방으로 흘러가게 되고, 상대방은 조정의 결과가 유리한지 불리한지 정확한 가치조차 모른채 큰 손해를 보며 조정에 서명하기도 한다.



 결국, 정답이 없는 문제다 보니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재판 결과의 유불리가 결정되고 마는 것이다.




 가상화폐가 원인이 된 이혼 소송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도 있다. 일반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생각해서 이혼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이 진행되는 수 개월 동안 가격이 모두 회복되고 오히려 이익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가상화폐의 투자실패가 불화와 이혼의 원인이다보니, 가상화폐의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레 수 개월동안의 다툼과 이혼 소송은 없던 일로 하고, 화해하기도 한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면 이전보다 더 사이가 돈독해지기도 한다.



 천안변호사 번영법률사무소에 찾아와 이혼 소송을 취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다시 상의 없이 투자하면 조건없이 이혼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는 광경은 가상화폐가 원인이 된 이혼소송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장면이다.



—번영만사, 우리사이 비튼코인, 가상화폐와 이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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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030&aid=0002937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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