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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4: # 아방가르드- 디파퓰리스트, 3화

마음을 지운다_러다이트

by 카테난조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아갈 수는 없을까?”

-나는 B급 소피스트입니다. 84page-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발자취에 중심을 두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의 발자취, 즉 ‘과정’은 관중이 필요치 않다. 관중은 과정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매스 미디어에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이를 살펴보라. 우리는 그들의 과정보다 결과만 보며 칭송한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부러움과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과정은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올곧이 나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이다. 오늘 멋진 결과를 내지 않는 한 관중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개인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인지하더라도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사회만 탓하며 결과 지향적 삶에서 실패를 맛보는 우리를 불쌍하게 여긴다면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그렇기에 다른 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오직 나만이 알 수 있는 과정의 충실함은 결과 지향적 삶에서 벗어나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


모두. 힘내세요.


Episode 4:

# 아방가르드-

디파퓰리스트(Depopulist), 3화







5. 어둑해진 밤은 B56 지역의 불안함을 잠시나마 가린다. 중앙 광장으로 움직인다. 지역 방범 모임 장소다. 한 손으로 힘겹게 들고 있는 초대 대통령의 대도가 달빛에 비쳐 먼저 눈에 띈다. 그나저나 저리 길게 뻗은 대도가 부러지지 않는 게 신기하다. 중앙 광장에 모인 다수의 사람이 보인다. 이들 중 누가 디파퓰리스트로 활동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오늘은 탐색만 하자. 최대한 이들과 가까워져야 한다. 영감도 보인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힐끗 나를 본 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인사를 한 번 더 하자. 친밀감을 과시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이들에게 나를 다르게 본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오전에 이야기 나누었던 최하진입니다.”

“인사했잖아.”

“그래요? 못 본 줄 알았어요.”

“자네는 이방인이라고. 어디에 있어도 튀어. 안 보일 리가 없지.”

“또 그러신다, 이방인이 맞지만, 정부 정책을 달갑게 생각지 않기에 소신대로 이곳에 왔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왔습니다. 좋게 봐주세요. ”

“말을 아끼라니까. 누군가 듣는다고.”


주위 사람이 하나둘 모여든다. 대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역시, 괴팍한 영감은 이 모임의 핵심 인물이다. 집단의 우두머리를 빠르게 파악하는 게 정보심리전에서 중요하다. 우두머리를 필두[421]로 모든 협의가 우선하여 이루어져서다. 다만, 일반적으로 우두머리에 바로 다가가는 길은 험난하다. 우두머리를 신뢰하는 여러 사람의 검증을 거쳐야 해서다. 그렇기에 우두머리 눈에 들어오려면, 그들에게 위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던져야 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두려움을 자극해야 한다. 철저하게 계산된 도박이다. 정보를 얻는 게 수월하다.




“영감님, 누구예요? 처음 보는 얼굴인데?”

“오늘 처음 봤어. 싹싹해.[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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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낮에는 한글을 쓰며 밤에는 카테 잉글리시 영어작문을 가르치는 “하키토브”와 "나는 B급 소피스트입니다."를 집필한 안정호입니다. 많은 이와 즐거운 소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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