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지운다_러다이트
연휴가 길어 업데이트가 늦었네요.
시작할게요.
9. 상부 지시를 기다린다. 바로 진압하리라 예상했지만, 다음 지시는 아직 없다. 근 오 개월을 빈둥빈둥[479]한다. 상부의 지시 전까지 특별한 일정은 없다. 선임은 첫 임무의 빠른 성과를 칭찬한다. 특히, 각지에 숨은 디파퓰리스트 리더를 일망타진[480]할 수 있는, 정기총회 일정은 특진[481]을 보장받는 귀중한 정보다. 선임은 다가오는 다음 총회에 참가할지 고민한다. 그들을 안심시키려는 속셈이다. 또한, 정보가 확실한 이 시점에서, 막중한 임무를 내게 일임하는 게 바른 방향도 아니라 판단해서다. 선임이 총회에 참가하면, 마음이 한결 편하다. 부담도 사라지고. 동기들은 첫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을까? 아니다, 사실은, 민서의 소식이 궁금한 거다.
“오, 최하진이, 잘 지내나!”
“귀청 떨어지겠다. 박도훈.”
“어때? 첫 임무는?”
“어때가 어디 있어. 우리는 시키는 대로 하면 돼.”
“도훈이 너 다운 답이다.”
“넌?”
“B56 지역이야.”
“거기는 왜?”
“디파퓰리스트 소탕 작전.”
“첫 임무부터 힘들겠네. 그들은 워낙 악랄[482]하잖아.”
“악랄하다고?”
“몰라? 그 사건? 약 20년 전에 일어난 끔찍한 화재.”
“모르는데?”
“그걸 모르는 게 말이 돼? 역사에 좀 관심 좀. 해외에 살다 왔어?”
“됐고, 그 사건이 뭔데?”
“에헴, 그럼 일타강사 박도훈 선생님이 좀 가르쳐줄까나?”
“예, 예 부탁합니다. 선생님.”
“그래, 지금도 그 사건을 떠올리면, 수많은 시체로 뒤덮인 참혹한 현장의 피비린내로 천지[483]가 흔들려. 이 사건을 이렇게 불러. 2173년, 6월 6일 6시에 일어난 ‘화마[484]지옥’.”
“2173년? 6월 6일?”
“응, 왜?”
“아니야, 그날을 ‘화마지옥’으로 부른다고?”
“정말 처음 듣는 거야? 국사책에도 실렸는데?”
국사책? 그렇다면, 모를 리가 없는데. 처음 듣는 소리다. 화마지옥 사건은.
“그래, 처음이라고.”
“도대체, 수업시간에 잠만 잔 거냐? 아니, 한번 보면 다 기억하는 네가?”
“끊는다.”
“알았다, 알았어. 까칠하기는.”
“그 ‘화마지옥’의 범인이 디파퓰리스트였어. 범인도 그 화재현장에서 사망했어. 문제는 그들의 잔악한 행위야.”
“범인은 사망했다며? 그런데 디파퓰리스트인지 어떻게 알아?”
“답답하기는, 그때 우리, 트리플엑스가 디파퓰리스트 검거[485] 작정 중이었어. 그곳이, 어디더라...... 그래, C11 지역, 그들의 근거지[486]였거든.”
“본거지가 확실해?”
“책에도 실린 내용인데, 정말 몰라?”
C11? 익숙한 지역이다.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그런데 정말로 기억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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