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인간이니까 신께 감사할 때가 있다. 생각하는 인간이라서 좋을 때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너무 생각을 많이 해서 두통을 달고 살 때는 고통이었다. 그렇지만 나의 몸에 혈이 맑아지는 느낌(오늘의 초여름처럼 바람이 시원하고 맑을 때)이 올 때는 수술대에서 마취약을 흡입하는 것처럼 눈앞에보이는모든 것이 가볍게 느껴진다. 나의 머릿속 생각이라는 님도 가끔 쉼표를 찍고 싶을 때가 있나 보다.
나의 건강과 옆사람 건강에 부쩍 신경을 쓴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어쨌거나 요즘 나의 하루하루는 매우 바쁘다. 글을 쓰기보다는 우리 몸이 움직이는 방향에 더 관심이 많다.
긍정적인 나의 생각은 상대에게도유리하다. 그래서 먼 곳보다는 가까운 나를 배려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창문 너머는 나에게 너무 서운할 것도 없겠다. 먼저 나를 만들어놓고 아이들을 훈계하는 것도 좋은 것이니.
생각으로 집 한 채를 사고 먼 섬을 섭렵하고 생각으로 비행기를 타고 생각으로 세계를 여행하고 생각으로 숲이 되고 생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생각으로 떠난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오로지 좋은 일로만 만난다.
마당이 없는 아파트면 어떠리. 아주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면 어떠리. 나의 행복, 나의 꿈은 생각하기 나름.
오늘 아침 베란다에서 또 하나의 기억, 반가움을 목격했다. 작년 가을에 보길도에서 데려온 황칠나무 한 그루에서 싹이 튼 것이다. 사실은 다섯 그루를 데려왔다. 다섯 그루 모두가 옆으로 성장(수피가 도톰하게)을 돕기 위해 맨 윗부분의 순을 잘랐는데 일 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싹이 나지 않았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싹이 트지 않는 4그루 황칠나무에도 곧 새순이 돋아나기를 기대하면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