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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츄리샘 Nov 07. 2024

나도 자라나고 있다.

미덕교육은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 

"민수가 오늘 힘든 날인가 보다. 얘들아 오늘은 특별히 더욱 민수에게 미덕칭찬을 많이 해주자."

말은 했지만 수업시간에 자꾸 돌아다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민수가 나도, 아이들도

버거운 날이 있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ADHD를 민수는 겪어내고 있다.

그 모습이 애잔하기도 해서 웬만하면 

민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주변정리가 안돼도 친구들이 도와주기도 하고

집중이 안되면 짝꿍이 민수에게 할 일을 알려주기도 한다.

나 혼자 민수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반 친구들이 함께 그 일을 감당해 낸다. 


"세인아 늘 고마워, 민수를 챙기느라 고생 많지?

너에게는 사랑, 배려, 너그러움의 미덕이 빛이나 

선생님은 어른이지만 네가 참 존경스럽단다. 

다음 달 짝꿍선택할 때 너를 배려해 줄게"

민수와 짝꿍이 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친구들 또한 배우는 것이 많다. 

누군가를 도와주고 챙겨준다는 것

배우지 않으면 잘 안 되는 덕목들이기에


민수가 교실을 돌아다니고 있는 그때

"얘들아 민수도 마음대로 잘 안돼서 그런 거니 우리도 미덕을 꺼내서 

기다려주고 격려해 주자. 

오늘은 미덕칭찬의 폭포수를 민수에게 쏟아부어보자" 했더니

서진이가 말은 건넨다

"민수야 너에게는 성실의 미덕이 있어. 원래 자리로 돌아가줄 수 있겠니?

내심 서진이가 고마웠다.

그때 기적처럼 "그래 알겠어" 대답을 하는 민수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 모습에 모두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내 가슴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찼다.

'그래 이거지.. 이런 교육을 하고 싶었다고"

아이들도, 나도 미덕의 힘을 제대로 경험한 날이다.


그렇다고 민수가 단번에 늘 자리에 앉고 

갑자기 모범생이 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민수도 미덕으로 성장해 내가며

자기 안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미덕들을 꺼내가며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우리는 보고 감격했고

아이들도 미덕교육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동생에게 미덕교육을 자랑했어요. 동생이 너무 부럽대요"

"선생님, 00이 엄마예요. 00 이가 하도 미덕교육 자랑을 해서 집에서도 노력합니다. 

그 덕에 집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반은 그렇게 자신 안에 있는 미덕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사실은 내 안에 잠들어있던 

미덕들도 깨어나고 있음에 감사했다. 

잔소리하고 싶은 순간은 절제의 미덕으로

째려보고 싶은 순간은 너그러움의 미덕으로

화내고 소리치고 싶은 순간에도 저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의 미덕으로

나 자신이 먼저 변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아이들과 자라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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