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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래여 Oct 15. 2024

쾌거! 노벨문학상 작가 탄생

쾌거! 노벨문학상 작가 탄생    


 

 문학 단체모임에서도 빠진 나는 외톨이다. 동인지 발간 철이 되어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작품 청탁이 와야 작품을 낸다. 회원들 간의 돈독한 모임장소에 나간 지도 오래되었다. 단톡방 역시 문을 닫아버린 이후엔 문학회 돌아가는 소식도 캄캄하다. 문우들과 수다 떨기도 접어버렸기에 내 손 전화는 조용하다. 가끔 소식이 궁금하다며 연락하는 문우가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 그 문우 중 한 사람이 개인 카톡을 보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가 선정되었다는 것이었다. ‘와우, 대박이다. 드디어 한국에서도 세계적 작가가 나왔네요.’ 나는 답장을 날린 후 손바닥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쳤다. 고은 시인과 황석영 작가가 노벨문학상 본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조만간 한국에도 노벨문학상 작가가 탄생하겠구나. 기대했었다. 그 작가가 한강이라니. 몇 년 전 맨부커 상을 받을 때부터 주목받던 작가다. 나는 그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 보다 광주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소년이 온다』가 더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승원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 바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이자 한국 문단의 거목이신 어른이 아닌가. 남매가 모두 소설가로 알고 있다. 한강 작가는 유명한 한승원 작가인 아버지를 뛰어넘어 대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마음고생을 많이 했으리라. 타고난 재능도 한몫했을 것이다. 집안내력도 학력도 상복도 압도적이다. 내겐 뒷배가 든든한 작가로 인식되었다. 작가는 맨부커 상을 비롯해 세계 문학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이기 전부터 잘 알려진 작가였다. 나는 한국 문단의 굵직굵직한 문학상을 받을 때마다 그 작가의 수상작품을 읽곤 했었다. 


 나는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집을 구입해서 읽는다. 몇 년 전부터 딸과 아들이 내 생일 선물로 노벨문학상 작품집을 사 보낸다. 그전에는 직접 인근 책방에서 구입하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구입하기도 했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확실히 다르다. 작가의 민족의식, 그 나라의 풍습과 신화, 그 나라 국민성, 작가의 정체성이 작품 전체에 녹아 있다. 어떤 작품은 읽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하고, 어떤 작품은 수필을 읽듯이 술술 읽힌다. 나는 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쓴 작가의 작품을 섭렵하는 버릇이 있다. 비록 번역본이지만 나를 매혹시키는 작품들이다. 


 그중에 기억나는 작가는 엘리스 먼로다. 평생 단편만 썼다는 작가, 평생 단편소설이 일기였다는 작가, 단편집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에게 꽂혔다. 이십 대 나를 휘어잡았던 책은『훔볼트의 선물』이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솔 벨로의 작품이었다. 내용은 잊어버렸는데 책 제목만 뚜렷하다.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그 외에도 43살 젊은 나이에 『이방인』으로 노벨상을 탄 까뮈, 나는 그의 펜이 되었다. G. 마르께스의『백 년 동안의 고독』에 푹 빠져 그의 작품을 섭렵하기도 했고, 르 끌레지오의 『황금물고기』에 빠져 그의 작품을 섭렵하기도 했었다. 22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아니 에르노의 『집착』, 『탐닉』 등. 23년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은 쉽게 읽히는 작품이지만 『멜랑꼬리아 1, 2』는 쉽게 흡입되지 않아 며칠을 두고 읽어냈었다.  


 노벨문학상 소식을 전해준 문우 덕에 여기저기 신문지상에 뜬 소식을 접했다. 인터뷰도 읽었다. 남매에게도 알렸다. ‘헐, 대박,’ ‘나는 알고 있었지요.’ 등등. 남매의 문자가 도착했다. 작가로서 나는 솔직히 부럽다고 했다. ‘나는 여태 뭘 했지? 쓸쓸해.’했더니 딸은 ‘엄마는 저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부러워 마세요.’ 아들 역시 ‘동감, 동의, 찬성~~~ 한강은 한강의 글을, 박래여는 박래여의 글을’이라며 느낌표를 왕창 보냈다. 남매 덕에 환하게 웃었다. 부러워할 것 없다. 사람은 각자도생이고 재능과 능력도 자신의 몫이다. 나는 평생 무명이지만 글쟁이로, 촌부로 살다 갈 것이고 내 삶에 충실할 뿐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듭 축하한다. 세계만방에 한국 문학을 빛내준 작가 한강, 그녀에게 갈채를 보낸다. 제주 4.3 이야기를 다뤘다는 소설『작별하지 않는다』는 아직 읽지 못했다. 도서관에 가야겠다. 아, 맞다. 서재에 있는『아기 부처』를 다시 읽어야겠다. 아니, 『소년이 온다』도 다시 읽어야겠다. 탄탄하게 밑거름을 깔고 다져온 한강 작가, 그녀만의 저력, 이제 세계 문학의 중심에 우뚝 섰다. 한동안 문인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잔뜩 받겠지만 대순가.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한강 작가가 자랑스럽다. 또한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번역본이 아니라 모국어로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한강, 그녀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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