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꽃물 들어
벌초 하고 낮잠 든 남편의 손톱에
검붉은 꽃송이 둥글둥글 피었네
조상님 잘 돌보면 복 받는다는데
내 대에 못 받으면 자식 대에 받겠지
복 바라 하는 일도 아니지만
저 열 손가락 꽃씨 여물어
흥부네 박 한 덩이 탔으면 좋겠네.
*2017년에 쓴 시네요.
농촌에 살면 선산 돌보는 것이 당연시 되어 있지요.
문중 대소사 관장은 물로 벌초하는 일도 농부의 몫이지요.
이삼일 여기저기 흩어진 묏자리 찾아다니며 벌초하고 온 농부가 피곤에 절어 잠들었는데
나는 마당가 봉숭아를 따서 소금과 함께 찧어 열 손가락에 붙여 줬지요.
흥부네 박 한 덩이 들어와 민생고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슬며시 웃음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