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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Aug 21. 2024

여름의 즐거움. 빗속 달리기

철인 3종 아이언맨 구례 08

오늘 새벽에는 빗속에서 달렸습니다. 태풍 종다리 때문에 많은 비가 예상되었는데, 수도권 지역에는 바람은 크게 불지 않아 비를 맞으며 운동할 만했습니다. 여전히 더웠습니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고기압을 밀어내기에는 태풍의 위력이 약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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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종합운동장 트랙으로 조깅 이동하여, 트랙 도착 후 200미터 42초 짧은 질주, 100미터 24초 불완전 회복 10회 반복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3세트 했습니다. 마치 3,000미터 프로그램을 3회 실시하는 것과 같은 효과였는데, 원래 프로그램 대로라면 3,000미터 11분(3분 40초/km)이니 3세트 하기에는 지금 저에게 만만한 페이스가 아닙니다. 질주와 회복 모두 때론 제시간을 맞추고 때론 1~2초씩 늦어지며 무사히 3세트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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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23도 이상 기온에서는 비를 맞으며 달려도 괜찮다고 합니다. 저체온증 등 몸 컨디션 저하 없이 훈련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IRONMAN 대회를 주관하는 WTC 측의 대회 공지 내용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수온에 따른 네오프렌 웻슈트 착용 규정입니다. 수온이 섭씨 24.5도 이상(28.8도 이하)이면 웻슈트 착용은 선택 사항입니다. 입상이나 월드 챔피언십 참가권을 목표로 한다면 웻슈트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23도와 24.5도. 우연인 듯 비슷한 온도에서 맨살이 물에 노출되어도 무방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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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 경기는 야외 수영이 포함된 종목 특성 때문에 비교적 더운 시기에 대회가 개최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5월~10월에 대회가 집중되어 있고, 대한철인3종협회의 표준거리 종목이 아닌 IRONMAN 브랜드 대회는 각각 6월(경남 고성)과 9월(전남 구례)에 열립니다. 무척 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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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대회가 진행되니 레이스 운영과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더위와의 싸움입니다. 여러모로 힘들지만 그나마 좋은 점이 있다면 오늘처럼 빗속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 마음으로 돌아가 마음껏 비를 맞고 축축한 양말과 신발로 밖을 달리는 즐거움은 해보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저희 아이가 몇 살 더 어렸던 시기에는 비가 오는 날이면 촉감놀이를 하자며 함께 밖에 나가 비를 맞고, 물웅덩이를 밟으며 놀기도 했습니다. 이제 어느덧 제법 컸는지 아이는 비 오는 날 실내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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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가며 빗속에서 놀던 재미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한 번 해보시면 무척 재미있습니다. 아이언맨과 마라톤을 준비하는 덕분에 여름을 보내는 즐거움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오늘 새벽 2세트를 마치고 3세트를 달리고 있는데, 운동장 방송으로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었다며 차량을 이동하라는 안내가 들렸습니다.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뛰는 데는 지장 없었습니다. 집에도 잘 복귀했습니다. 내일도 비가 내린다는데 아주 큰 비가 아니라면 역시 밖에서 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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