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아이언맨 구례 13
어제 3000m에 이어 오늘은 1000m(3분 55초) 1000m(4분 25초) 세트를 휴식 없이 5회 반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직 운동을 하기에는 덥지만) 조금 더 시원해진 날씨 덕분인지 함께 달린 덕분인지 생각보다 무척 편안하고 쉽게 느껴져 계획된 속도 페이스보다 더 올리며 무사히 마무리하였습니다.
.
공자의 <논어> 옹야편에는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안다는 것’은 진리의 존재를 파악한 것이고, ‘좋아한다는 것’은 아직 그 진리를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임과 비교해 ‘즐긴다는 것’은 진리를 터득하고 내 것으로 삼아 생활화하는 경지를 의미합니다.
.
달리기 또한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달리는 방법과 자세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운 좋게도 무턱대고 혼자 달리기보다 처음부터 배워가며 시작하고 대회에도 나갔던 덕분에 지금까지 무사히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론의 부족함과 이해의 미숙함, 미완성된 실천의 부지런함으로 부상을 당할 위기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 운동, 이 취미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배우고 탐구하여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토록 좋아하면서도 진정 즐긴다는 마음은 부족했었는데, 저 스스로 감히 평가하기에 이제는 즐긴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뚜렷한 목표 의식이나 지나친 비장함과 진지함은 모두 털어버리고 매일 생활처럼 그 자체를 실천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몸은 더욱 부지런해졌지만 마음은 한결 여유가 가득합니다. 오늘 훈련 프로그램을 완수하지 못하면 어떡할지, 다가오는 대회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까 더 이상 전전긍긍하지 않습니다. 매일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몸을 움직입니다. 마음가짐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예전보다 실천의 성과는 더 좋습니다.
.
즐거운 마음으로 연구하고 탐구하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 즐거움은 놀이이고 연구와 탐구는 배우고 익히는 과정입니다. 만들어낸다는 것은 실천을 의미합니다. 이런 것들이 하나로 이루어질 때 인간으로서 더욱 성숙해지고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
아이도 더 많은 것을 알고, 좋아하고, 결국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잘 이끌어야겠습니다. 반포 트랙에서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한강공원과 잠수교를 달리며, 오늘도 머릿속은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마음은 한결 가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