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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운더리 Feb 28. 2022

연희대공원 시즌2 비하인드 스토리

차와 식물이 함께하는 온전한 휴식, 연희대공원 시즌2 기획·운영 비하인드

‘여긴 대체 뭐 하는 공간일까?’

연희대공원을 처음 지나갈 때 했던 생각입니다. 간판을 달고 있긴 했지만 겉으로 봤을 때는 일반 가정집 같았거든요. 호기심을 딛고 들어서자 돌계단을 따라 머리카락 모양을 한 식물이 늘어져있었고, 커다란 정원이 반겨주었습니다. 내부는 구옥 특유의 고풍스러운 정취가 느껴졌고, 2층 방은 반대로 모던한 느낌이었어요. 여러모로 특이한 공간이었죠. 더 특이한 점은, 이곳이 ‘지속가능한 반려문화’를 테마로 시즌제로 운영된다는 점이랄까요. 연희대공원의 기획과 운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무엇일지, 커뮤니티 매니저(CM) 곽경호 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연희대공원 CM 곽경호 님

Q. 어떤 일을 하시는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희대공원에서 커뮤니티 매니저(CM)로 일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자면, 연희대공원이 고객들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안팎으로 살림을 맡아서 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안으로는 각 시즌별로 연희대공원에 입점할 크리에이터 섭외 및 계약에서부터 운영까지 크고 작은 의사소통을 하고, 밖으로는 연희대공원만의 시즌별 기획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Q. 연희대공원은 어떤 공간인가요?


연희대공원은 '지속가능한 반려문화'를 시즌별로 소개하는 공간인데요.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위에 도시 속의 정원이 되어 커뮤니티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브랜드입니다.

시즌별로 테마에 알맞은 크리에이터들이 입점하게 되고, 관련된 프로그램 및 이벤트 등을 진행해요. 시즌 1에서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했고, 이번 시즌 2에서는 '차와 식물을 함께 하는 휴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넓은 마당이 있는 오래된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이라, 이를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기에 더없이 좋거든요. 때문에 다양한 차 종류를 맛볼 수 있는 'eert', 식물 편집숍 '가든어스'가 이번 시즌을 함께하고 있어요.


연희대공원 2층 내부

Q. 시즌2에서 반려식물을 테마로 하게 된 이유와 크리에이터를 선정한 기준이 궁금해요.


시즌2를 준비할 때에는 지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한창 가라앉아있던 2021 초였어요. 위로가 절실한 때였고, 트렌드로도 ‘휴식’과 ‘그리너리’ 그리고 ‘홈가드닝’이 많이 회자되었던 때였어요. 그래서 시즌2에서는 연희대공원이 위로를 전할 수 있고,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반려식물을 테마로 하게 되었어요.


크리에이터 선정에 있어서는 시즌의 테마와 결이 잘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지금까지의 성과, 서로 다른 크리에이터가 연희대공원 안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고객 경험의 측면에서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완성된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합니다.



Q. 시즌2를 함께하고 있는 eert와 가든어스는 어떤 면에서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시나요?


두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한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eert의 차를 마시면서 가든어스의 체험 키트를 경험하는 고객분들이 있거든요.

기획 단계에서는 두 크리에이터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서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고려했어요. 가든어스에서 식물을 판매하고 있고, 식물을 활용한 F&B가 차니까 사람들이 이걸 하나의 연결된 경험으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연희대공원 시즌2를 함께하고 있는 가든어스(좌)와 eert(우)

Q. 경호님이 생각하는 연희대공원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서울에 정원 있는 카페가 많지 않아서, 찾아주시는 많은 분들이 바쁘고 시끌벅적한 서울 한복판에서 조용히 차경*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매력 포인트로 언급해 주시는 데요. 그러한 매력에 더해, 식물과 관련된 복합적인 경험이 가능하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한 장소에서 친절이 곁들어진 식물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수준급의 차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차경 : 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것



Q. 연희대공원의 정원도 직접 관리하시나요?


네. 잘하는 건 아니지만 여유 있을 때 틈틈이 관리를 해줘요. 지금은 겨울이라 딱히 안 하고 여름에는 잡초를 뽑거나 물 주는 것 정도는 해요. 힘들어서 이제 관리를 맡기려고요.(웃음) 저는 일단 해봐야 알아서 제가 직접 해본 거였고, 다음부터는 전문가분 불러서 해야 될 것 같아요.


연희대공원 앞뜰 정원

Q. 연희대공원의 테마가 ‘반려문화’인 만큼, 키우는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이 있는지 궁금해요.


연희대공원을 담당하기 전까지는 동식물에 관심이 없는 편이었어요. 그렇지만 운영자 입장에서 식물과 관련한 경험이 전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작년부터 식물을 입양해서 길러보기 시작했어요. 시페루스와 선인장 위주로 기르기 시작했는데요. 초보식집사이다 보니 시페루스는 금방 시들었고, 지금은 흑목단 선인장과 오차각금 선인장만 살아있어요. 자꾸 보다 보니 선인장의 거친 느낌의 선이 매력적이어서, 앞으로도 식물은 선인장류를 주로 입양할 거 같아요.


사무실 책상 위 반려식물

Q. 시즌2에서는 ‘차와 식물이 함께하는 휴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요. 경호님은 어떻게 쉬시나요? 경호님이 생각하는 좋은 휴식이란 무엇인가요?


코로나 전에는 운동을 하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했는데, 거리두기를 시작한 뒤로는 가보고 싶었던 공간들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넓은 공간의 복합문화공간 위주로 찾아다니고 있어요.

제가 좋은 휴식이라고 느낄 때에는 아무래도 평소에 소홀했던 제 일상을 만회했다고 느낄 만큼 충실히 보냈을 때인 거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워라밸 지키기가 힘들잖아요. 쉴 때는 제 일상에 좀 더 집중해서 ‘나에게 충실했다’는 생각이 들면 잘 쉬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일과 일상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휴식이 좋은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Q. 연희대공원을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첫 번째 플리마켓을 진행했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가오픈을 끝내고 시즌 2 정식 오픈에 맞춰서 진행했던 이벤트였어요. 제가 담당하는 공간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파티였던 것만큼 준비도 즐거웠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입점 크리에이터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좋은 셀러들이 많이 참여해 주어서 고객들의 반응도 좋았어요. 여러모로 긍정적인 측면이 많아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연희대공원을 운영하면서 새로 하게 된 ‘발견’이 있나요?


발견이라기보다 식물 관리하다 보니까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요. 되게 당연한 거지만 저만 몰랐던 것들이 있는데 가만히 있는 식물에도 벌레가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벌레인지 모를 만큼 그냥 흰 가루 같은 거였는데, 가만히 놔두면 식물을 덮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벌레를 제거하는 법이나 식물에 대한 기초 상식들을 연희대공원을 운영하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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