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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인천 Aug 09. 2024

창조를 위한 파괴, 옹벽을 부수다

벽을 허물다 | 굿모닝인천 8월 Vol.368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은 단순한 도로 기능의 변경이 아닌, 

단절된 도심을 연결해 교통약자의 보행권 및 생활권을 회복하고 

공원, 광장 등의 소통공간을 조성해 낙후된 주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새롭게 태어날 인천 원도심의 밝은 미래를 위해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 및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유정복 시장


지난달 5일 열린 ‘옛 경인고속도로 옹벽 철거 기념식’에서 유정복 시장과 주요 참석 인사들이 해머로 옹벽을 부수는 모습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가 개통된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인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처음으로 기존의 고속도로를 부수는 곳 또한 인천이다.

그런데 의미가 남다르다. ‘창조를 위한 파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종종 기존의 것을 파괴하고 나서야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베를린 장벽 철거는 ‘창조를 위한 파괴’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물리적인 장벽뿐 아니라 갈등과 이념의 장벽까지 허물며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창출했다. 

우리 시에도 ‘창조를 위한 파괴’의 현장이 있다. 바로 옛 경인고속도로(현 인천대로) 옹벽 철거 현장이다.



경인고속도로 개통식 모습 Ⓒ국가기록원












지난달 5일 미추홀구 용현동 송도육교 인근에서 둔탁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다. 이날 열린 ‘옛 경인고속도로 옹벽 철거 기념식’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등이 해머로 옹벽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연출한 것이다. 이어 와이어쏘 공법으로 절단한 옹벽을 크레인이 들어 올렸다. 

이로써 옛 경인고속도로 옹벽은 본격적인 철거 공사에 들어갔다. 옹벽은 옛 경인고속도로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반세기 넘게 인천을 갈라놓은 옛 경인고속도로는 옹벽과 더불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원도심 단절 해소와 균형발전, 이제 그 첫걸음을 시작합니다.’

옹벽 철거 기념식 현장에 걸린 현수막이 새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절단된 옹벽을 들어올리기 위해 투입된 100t 크레인



와이어쏘 공법으로 절단된 옹벽이 크레인에 의해 들어올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는 1968년 7월 21일 개통 이래 인천항과 서울 간 이동시간을 크게 줄여, 국가 및 지역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상습적인 차량 정체로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고, 고질적인 소음과 매연, 미세먼지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인근 주민들은 평생 눈앞에 집을 두고 옹벽 때문에 빙 돌아가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도심을 단절해 인천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개량공사

공사개요 및 추진현황

1   1-1단계(1.80㎞)

2   1-2단계(3.00㎞)

3   2단계(5.65㎞)

4   혼잡도로 지하(4.53㎞)

5   인천대로 일반화(10.45㎞)












1   와이어쏘 공법으로 절단된 옹벽의 단면
2   근로자들이 옹벽 절단에 앞서 옹벽에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옹벽을 허무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40년 이상을 가까운 곳을 돌아가야 하고, 옹벽이 높아 항상 답답했는데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쁩니다.

- 심기수 시민(미추홀구 용현5동)









우리 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경인고속도로 인천기점~서인천IC 10.45㎞ 구간을 일반도로로 전환하기로 합의, 지난 2017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도로 관리권을 넘겨받았다. 이어 이 도로의 이름을 ‘인천대로’로 바꾸고 ‘고속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꾸는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옛 경인고속도로의 옹벽 및 방음벽 등을 철거하고 중앙부에 공원·녹지 및 여가공간을 조성하는 게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인근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인천 원도심의 획기적 재생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함이다.

우리 시는 지난해 5월 본격 공사에 착수해 교통 전환 및 방음벽 설치 작업 등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 옛 경인고속도로 옹벽 철거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경인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래 56년, 국토교통부로부터 관리권을 이관 받아 일반화 사업을 추진한 지 7년 만이다.

‘창조를 위한 파괴’의 시작점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이날 옹벽 철거 기념식에는 지역 국회의원 및 주민 대표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 구간은 미추홀구 용현동 옛 경인고속도로 인천기점에서 서구 가정동 서인천IC까지 약 10.45㎞이다. 이 구간에 있는 2~12m 높이의 옹벽을 단계적으로 없애, 측도 등 주변 도로와 높이를 맞추는 게 이번 공사의 주된 내용이다.

이 사업은 인천기점부터 주안산단고가교까지 일반화 1단계(4.80㎞)와 주안산단고가교에서 서인천IC까지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개량 2단계 및 혼잡도로 개설공사(5.65㎞)로 나눠 추진된다.

1단계 공사는 2027년 준공 예정이며, 2단계 공사는 기술심의, 계약심의 등 현재 공사 발주를 위한 행정절차를 추진 중이다.

인천대로 일반화 사업은 원도심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창조를 위한 파괴.’

우리 시, 인천에서 대서사가 펼쳐지고 있다.



옛 경인고속도로의 현재 모습(인천 기점 일대)(좌)과 사업 완료 후 달라질 모습을 이미지로 구현한 조감도(우)



인하 만남의 광장 조감도
메타세콰이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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