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인천 | 굿모닝인천 11월 Vol.371
길을 걷다 보면,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인천 9경經은 누군가의 기억과 시간이 쌓이고, 삶의 흔적이 스며든 자리다. 월미도 바닷가에서 해가 지는 순간을 마주한 적이 있는가? 짠 내 나는 바람이 볼을 스치고,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그 찰나, 우리는 단지 풍경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시간을 온전히 느끼고 감각한다.
경치가 기억 속에 머문 사진이라면, 경험은 가슴 깊은 곳에 박힌 진짜 이야기다. 우리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끝나지 않은 사연이 깃들어 있는 곳. 여기, 인천 시민 9명이 저마다의 경험과 감각을 나누며, 인천 9경에 새로운 기억을 더한다.
제1경 ‘1883년 개항장 과거로 시간 여행 떠나기’
인천 개항장은 시간 여행자들의 도시다. 그 거리에 서면, 지나간 삶의 조각들이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오래된 나무 기둥을 손끝으로 매만지고, 낡은 돌에 새겨진 이름을 발견할 때면, 잠시나마 그 시절의 일부가 된다.
조현준 씨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그가 일하는 작은 떡집은, 지나간 계절을 기억하는 나무 아래, 낡은 벽돌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개항장은 아픈 역사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의 숨결이 흐르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이 거리를 거닐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가게도 종종 들러주면 좋겠어요.”
그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진실하다. 이 거리가 더 많은 사람의 온기로 채워지고, 떡집에서 퍼져 나오는 고소한 냄새가 따스한 기억으로 남기를. 긴긴 시간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그는 소망한다.
꼭 해야 하는 경험
#개화기 의상 입고 모던 걸, 모던 보이 되어보기 #차이나타운 맛집 탐방 #벚꽃 명소 자유공원 산책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사진 찍기 #인천 개항장 문화유산 야행 즐기기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 먹기 #‘핫플’ 상상플랫폼 구경하기
제2경 ‘월미바다열차 타고 낭만 가득 월미도 즐기기’
그 바다에 가면, 마음속 작은 고요들이 들려온다. 오갑용 씨에게 월미도는 그런 마음의 정착지다. “바다를 바라보며 한 바퀴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도시의 분주함도 깊은 상념들도 모두 흩어지는 것 같아요.” 그는 시끌벅적한 관광지 이면에 감춰진 월미도의 잔잔한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월미바다열차에서 내려다보이는 푸른 물결과 놀이동산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인천의 명소는 시민이 먼저 찾고 사랑할 때 빛을 발합니다. 월미도에서 그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세요.” 이제 곧 국립해양박물관이 문을 열면 월미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할 것이다. 월미도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꼭 해야 하는 경험
#월미바다열차 타기 #월미공원 정상에서 야경 보기 #월미도 디스코팡팡 타기 #월미문화의거리에서 바다 보기 #유람선에서 갈매기 먹이 주기
제3경 ‘도심 속 포구, 소래포구에서 생태 자연 즐기기’
생명력 넘치는 바다, 짠 내 가득한 풍경. 소래포구는 누군가의 유년 시절 한 페이지를 품고 있다. 백한결 군과 조혜준 군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이곳을 즐겨 찾곤 했다. 시장엔 활기찬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고, 갓 잡아 올린 날것들이 펄떡거렸다.
시간이 흘러 친구들과 다시 찾은 소래포구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왔다. 소래철교를 건너며 바라보는 바다는 넓고도 깊다. “소래포구는 우리가 자란 인천의 한 부분입니다. 훗날 어른이 되어 다시 이곳에 와도, 오늘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도심이 바로 앞까지 밀려왔지만, 소래는 꿋꿋이 이 자리를 지켜왔다. 만선을 꿈꾸는 고깃배들은 오늘도 이 오래된 포구 깊숙이에 닻을 내린다. 소래는 살아있다.
꼭 해야 하는 경험
#소래습지생태공원 빨간 풍차 배경으로 인생 샷 찍기 #소래포구 새우타워 전망대에서 사진 찍기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해산물 즐기기 #늘솔길공원 양떼 목장 구경하기 #소래포구 축제 즐기기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염전 체험
제4경 ‘야경 명소 계양 아라온에서 빛의 거리 구경하기’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꽃과 불빛이 아라뱃길 위로 물결처럼 퍼져 나간다. 그 빛은 마음 한구석에 스며들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전옥남 씨에게 이곳, ‘계양 아라온 빛의 거리’는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는 안식처다.
그의 하루는 분주하게 흘러간다. 그런 그에게 ‘빛의 거리’는 뜻밖의 위로로 다가왔다. 아라뱃길 위로 번지는 환상적인 조명과 빛에 물든 꽃들이, 그를 잠시 멈추게 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마음을 놓을 공간이 있어서 위로가 돼요. 많은 인천 시민이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여유를 찾길 바랍니다.”
계양 아라온은 일상에 스며든 따스한 불빛 같은 곳이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더 밝게 빛나며, 이 거리를 찾는 이들을 포근히 감싸 준다.
꼭 해야 하는 경험
#빛의 거리 산책하기 #계양산/두리생태공원 둘러보기 #아라뱃길 유람선 즐기기 #아라뱃길 따라 자전거 라이딩하기 #정서진에서 낙조 구경하기 #계양꽃마루에서 꽃구경하기
제5경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미래 도시 산책하기’
이곳에 발을 들이면 마음이 싱그럽게 깨어난다. 송도국제도시 중심에 푸르게 펼쳐진 송도 센트럴파크.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초록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새싹이 피어나는 듯하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일하는 권상진 씨와 박해민 씨는 이곳에서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다. “빠듯하게 흘러가는 하루 속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멀리 사라지는 기분이에요.”
두 사람에게 센트럴파크는 쉼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안에서 도시와는 다른 속도를 느끼고, 인천의 무한한 잠재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마주한다. “눈앞에 펼쳐진 첨단 인프라를 보며 인천의 오늘을 확인하고, 미래를 그려봅니다.” 수로에 비친 푸른 하늘과 빌딩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의 내일을 내다보는 창窓이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비추며,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를 쌓아 간다.
꼭 해야 하는 경험
#수상 레저(보트·카약 등) 체험 #도심 고층 건물 배경으로 셀카 찍기
#송도 야경 명소 감상 #한옥 마을 구경 #송도컨벤시아에서 전시 구경
제6경 ‘영종 씨사이드파크에서 바닷길 따라 레일바이크 타기’
노을이 바다 위에 내려앉고, 찬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영종도 씨사이드파크의 레일바이크에 앉아 페달을 밟을 때마다 경쾌한 쇠붙이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이곳은 서해의 낙조를 감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자리다. “어린 시절 바라보던 바다가 떠올라요. 이 바람과 노을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바다는 저 멀리 인천대교와 송도국제도시의 실루엣을 품고 있다. 송혜지 씨는 해가 질 무렵이면 이곳을 찾아, 수평선 너머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온몸으로 느낀다.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매일 새로운 풍경으로 우리를 맞아주지요.”
순간, 무심히 흐르던 바다의 시간마저 멈춘 듯 고요가 흐른다. 해가 지는 서쪽 하늘은 붉고도 깊다.
꼭 해야 하는 경험
#레일바이크 타고 해안 경관 구경 #바다 뷰 보며 카페 즐기기 #을왕리·왕산 해수욕장 물놀이 즐기기 #영종 구읍배터에서 배 타고 나들이
제7경 ‘강화읍 원도심에서 도보 탐방하기’
강화읍 길목에 서면, 시간이 한 겹 한 겹 가만히 감겨 온다. 바람도 낮고 깊은 소리로 다가와 귓가에 옛이야기를 속삭인다. 이애주 씨는 강화읍의 오래된 돌담과 담벼락에 깃든 시간을 어루만지며, 그 무게를 가슴에 새긴다. “강화도는 가까이 있어 자칫 잊기 쉬운, 인천의 가장 오래된 기억 같아요. 길목마다 굳건히 자리한 역사가 이 땅을 지키려는 의지처럼 느껴집니다.”
발 디딜 때마다 깊이 스며든 숨결이 세상의 속도를 잊게 한다. 길 끝마다 서 있는 성곽과 사찰은 오래된 역사의 한 페이지처럼 다가온다. 지나온 발자국들이 과거와 현재의 경계에 머무르며, 오늘의 기억으로 아로새겨진다. 강화의 시간은 그렇게 천천히 깨어난다.
꼭 해야 하는 경험
#강화 소창체험관 체험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둘러보기 #강화고려궁지에서 산책하며 자연 속 힐링 #세계 5대 갯벌, 강화 갯벌 체험 #유네스코 세계유산 강화고인돌유적 보기 #강화 전등사 템플스테이 체험 #강화 루지 타기 #평화관광지 교동 구경
제8경 ‘인천 삼형제섬, 신·시·모도 일주하기’
길 위에서 잠시 멈춰서, 달려온 길을 돌아본다. 바다 위에 나란히 떠 있는 삼형제섬, 신·시·모도. 배로 불과 10분 남짓한 거리이지만, 먼 길을 돌아온 듯 고요가 감돈다.
“여기선 우리가 누구인지 묻지 않아도 돼요.” 김지원 씨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힘차게 밟는다. 해안 누리길을 따라 섬을 달리다 보면, 그 끝에 어김없이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진다. 강미정 씨의 마음은 이미 출발 전부터 이 섬에 닿아 있었다. “섬이 우리를 부르는 것 같아요. 바다를 바라보면 말하지 않아도 모든 게 이해되는 순간이 와요.”
세 섬은 하나로 이어져 있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다. 신도 해안로를 따라 자전거로 내달리거나, 시도 해변을 한가로이 거닐고, 모도에서 초현실적 예술 작품 앞에 서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난다. 여정의 끝자락에는, 해가 지는 그 길 끝에 서서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가슴에 새긴다.
꼭 해야 하는 경험
#삼형제섬 라이딩 #드라마 촬영지 구경 #모도 배미꾸미조각공원 둘러보기 #시도 수기해변 산책
제9경 ‘우리나라 최북단 백령도에서 천연기념물 물범 만나기’
바람이 파도에 실려 오는 이곳, 백령도 하늬 해변.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쉬어 가는 바위 앞에 서면, 조연희 씨의 마음은 5년 전으로 돌아간다. “그날 처음 본 물범의 눈빛이 잊히지 않아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았지요.” 오늘, 딸아이와 함께 다시 찾은 이 바닷가에서 그는 다짐한다. ‘더 늦기 전에, 생명이 편히 머물 수 있도록 자연을 아끼고 보듬어야 한다’고.
꼭 해야 하는 경험
#사곶해변 모래사장 구경 #두무진 기암괴석 관람 #콩돌해변에서 자갈 만져보기 #백령도 달맞이 숲길 걷기 #백령·대청 지질공원 눈에 담기
인천 9경經, 기억을 걷고 감각을 채우다
인천에서 꼭 경험해야 할 9가지 특별한 순간이 ‘인천 9경經’으로 선정되었다. 우리 시와 인천관광공사가 대국민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선정한 이 9경은, 1883년 개항장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행에서 시작한다. 월미도의 낭만적인 바다열차가 지나가는 순간부터 소래포구의 자연이 속삭이는 생태 체험까지, 인천은 그 자체로 숨 쉬는 경험을 선사한다. 계양 아라온의 밤하늘 아래, 송도센트럴파크에서 미래 도시를 걷는 발걸음은 현재와 과거를 잇는 시간의 다리다. 강화읍 원도심을 따라 역사의 결을 만지고, 신·시·모도 삼형제섬을 일주하는 여정은 마음에 남을 풍경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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