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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모닝인천 Dec 09. 2024

영웅에게 전하는 진심

국가유공자 예우 | 굿모닝인천 12월 Vol.372

    

‘국가유공자 맞춤형 정장 후원 사업’     



고쳐 입은 코트 사이로 찬바람이 파고드는 계절, 어김없이 연말이 찾아왔다. 매년 이 무렵이면 고마움과 존경, 그리움 등 그간 고이 접어두었던 온갖 마음이 피어나며 세상을 훈훈하게 한다. 인천보훈지청과 테일러 숍 ‘김주현바이각’이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것도 같은 마음에서다. 국가유공자에게 손수 지은 맞춤 정장을 후원하는 가슴 따스한 시간, 그 첫 번째 현장을 함께했다.     

   


김주현 바이각 대표와 국가유공자 박성요 씨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마음을 전하는 날     


일정하게 쌓인 붉은 벽돌과 클래식한 초록 문, 노란 조명까지 더해진 분위기가 촬영 세트장을 연상시킨다. 유재석, 최민수, 임재범, 조진웅 등 많은 셀럽이 다녀간 이곳은 인천 유일의 맞춤형 정장 가게 ‘김주현바이각’이다. 국가유공자 맞춤형 정장 후원 사업 첫 번째 주인공의 방문이 예정된 날이어서인지 직원들이 분주하다. 물론 신사다운 미소는 기본.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는 1층에는 정통의 기준을 지키면서도 트렌디한 갖가지 정장과 원단이 걸려 있다. 입구 옆 비밀 계단을 내려가니 널찍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부터 작업자를 위한 재단 도구까지 모두 이곳에 모여 있다.    


 

맞춤 정장의 원단을 고르고 있는 두 사람




반가운 얼굴, 감사한 마음   

  

“저도 해병대 출신입니다!”

“그렇습니까! 반갑습니다!”

국가유공자 맞춤형정장 후원 사업의 첫 번째 대상인박성요 씨와 김주현 대표가 밝은 얼굴로 마주했다. 이제는 완전한 민간인 신분.하지만 두 사람은 옛 군대 시절을 추억하듯 ‘다나까체’로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같은 시기에 군 생활을 했던이들이기에 군대 얘기와 일상 얘기로 피어난 이야기꽃은 쉽사리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역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각 잡힌 군인의 태가 여전히 느껴지는 박성요 씨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그는 긴장한 듯 설레는 표정으로 정장을 둘러봤다. 박성요 씨는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전 당시 오른쪽대퇴부에 파편상을 당했고 전역한 뒤 국가유공자로 선정됐다. 당시 포격전으로 해병대원 두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두 명이 사망했으며 민간인 세명과 해병대원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박성요 씨는 마침 정장이 필요했던 터라 멋진 옷을 선물 받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더욱이 맞춤 정장은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귀한 옷이기에 원단부터 소매, 레터링 등 모든 부분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했다.

“국가에서 유공자들을 위해 늘 힘써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특히 이번 맞춤 정장 선물은 정말 생각지 못한 뜻깊은 예우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1 – 섬세한 손길로 치수를 재는 김주현 바이각 대표

2 – 자켓의 사이즈가 적당한지를 확인하는 과정     


    

전하고 싶은 마음  

   

국가유공자 맞춤형 정장 후원 사업에 적극 동참한 김주현 대표는 사업과는 무관하게 이미 하재헌 중사 등 매년 다섯명의 국가유공자에게 정장을 후원해 오고 있었다. 그가 국가유공자 관련 사업에 특별히 진심을 다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군 생활을 해병대에서 했는데 사격대회에서 발생한 사고로 군대 후임이 현충원에 잠들게 됐습니다. 49일이 흐른뒤 후임을 보러 갔는데, 그 사이에 무려 200명의 소중한 생명이 생을 다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후임의 안타까운 죽음 그리고 우리가 알지도 못한 사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하늘나라로 간 이들을 목도하며 국가 안보관도 새롭게 정립된 그였다. 슬픔이 담긴 눈빛에 떨리는 목소리로 안타까운 사실을 설명하던 김주현 대표에게 이번 사업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떠난 후임과 휴가 때 만나자는 말을 나누곤 했었습니다. 정장 후원 사업을 하며 국가유공자분들을 만나는 시간이 그 친구를 만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며진심을 다해 사업에 임할 생각입니다.” 


    

1 - 박성요 씨가 맞춤 정장을 입어보고 있다.

2 - ‘모두의 보훈’ 기부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주현 바이각 대표



모두의 보훈 기부 프로젝트     

우리나라를 위해 공헌한 영웅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인천보훈지청과 김주현바이각이 손을 잡았다. ‘모두의 보훈 기부 프로젝트’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며 일상 속 보훈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들은 매월 한 명의 인천 지역 국가유공자에게 맞춤형 정장 후원과 국가유공자 대상 할인 혜택 제공 등을 협약했다. 2024년 11월을 시작으로 매월 국가유공자 한 명에게 맞춤형 정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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