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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asi kang Jul 19. 2023

미래사회에 대한 통찰

미래의 노동

  노동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입니다. 즉 자본을 취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육체, 정신적 노력을 하는 행위를 일컫는 것이죠. 과거에는 노동의 대가로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곡식, 가축 등을 얻었다면 지금은 조금 세련되게 교환이 가능한 돈으로 그것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노동이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인 것만큼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점점 인간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겪은 후 식당에서 주문은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문 후 자리에 앉아 있으면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음식을 싣고 테이블로 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지점을 방문하는 일은 더더욱 줄었습니다. 대부분 인터넷 뱅킹을 활용하여 저축, 대출, 공과금 납부 등이 가능하고 현금이 필요하면 ATM기계를 찾습니다. 구직을 담당하는 회사의 인사과에서는 더 이상 사람이 지원서를 검토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지원서를 검토하고 지원자의 SNS등 계정을 탐색하며 숨겨진 성향까지 추측해 냅니다. 수백억 대 매출 기업이라고 찾아간 곳에는 달랑 직원 몇 명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IT기업 같은 경우는 사무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허다하죠. 노동의 현장에서 사람의 냄새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노동은 재화의 교환을 담보로 하는 경제 활동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노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서 사회적 불안과 불만이 속출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사회가 안정되고 큰 문제없이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은 중간계층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거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거나, 화물을 운송하고, 사물실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일 말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그런 일자리가 줄어들고 비숙련 저임금 일들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간호, 가사, 막노동, 아이 돌봄, 미용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꺼려하는 일들만 잔뜩 남겨졌습니다. 노동을 통해 재화를 벌어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의 귀천이 있겠냐만은 현실은 속설과는 차이가 있으니 이런 일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사실 어렵죠. 그렇다고 넋 놓고 있다가는 굶어 죽을 수 있기에 이런 일들에도 경쟁이 생기고 그로 인해 임금은 더 내려가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보다 미래에 이런 상황이 더 심화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프레카리아트라고 불리는 최하층 노동층이 99%를 차지하는 미래사회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요?

  미래에는 노동으로 돈을 번다는 일반 상식이 계속 유지될지 의문입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기계에 의해 인간은 노동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꿈꿔온 것 같지만 실은 거의 반 강제적으로 일어날 일이지요. 그렇다면 노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재화를 얻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라지게 될까요? 그런 극단적 모습보다는 노동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의가 나타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미래사회에서도 돈은 중요할 것입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적정 수준의 재화는 계속 필요할 것인데 이 재화를 획득하는 방법이 노동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않을까요? 더 이상 힘든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 인간들은 남는 여유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이 계속 자유롭게 주어지는 환상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이 시간 동안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자기 계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 활동 등을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돈은 누가 주느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아마 지금도 정치권에서 대립하고 있는 기본소득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국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일정 금액을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일은 기계가 하고 사람은 그로 인한 수익을 분배받는 것이죠. 미래 사회에서 노동이란 인간 가치를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재정의되지 않을까요? 

  더 이상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한다는 개념은 통용되기 힘들 것입니다. 기계에 의한 경제활동은 당연히 인간을 위한 것이고 그로 인한 열매 또한 인간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인간의 경제 활동은 얼마나 행복하게 생활하고 즐겁게 취미 활동과 자기 계발을 하느냐로 대체될 것입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 보다는 무엇을 하며 인생을 즐길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우려되는 부분은 그런 사회에서도 일부 상위포식자들은 계속 일을 할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들은 세계적 기업의 CEO, 유명 스타, 인공지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 고숙련 일꾼들입니다. 그들의 시선으로 대부분 인간들이 하는 활동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줄 것이냐는 문제가 남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즐겁게 논다는 의미보다는 사회적으로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을 일부분 해야 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가령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을 돕는다던지, 어린아이들을 일정 부분 돌본다던지, 길에 나 있는 잡초를 일부 뽑는다던지 하는 일을 통해 기본소득에 대한 당위성을 얻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째 되었건 미래 사회에서 노동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레이 커즈와일이 말하는 특이점이 온 세상이 언제 닥칠지는 모르겠지만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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