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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재민 Dec 23. 2024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 마르크스의 경제학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다

임승수 작가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그 목표가 분명히 드러난다. 복잡하고 난해하기만 한 자본론을 '원숭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하겠다는 작가의 의도에는, 독자들에게 자본주의경제와 그 속의 구조적 문제들을 보다 친숙하게 이해하도록 돕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마르크스, 엥겔스와 자본론좀 읽어 봤다는 이들은 알 것이다. 이 책은 경제학적인 의의를 넘어서,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와 문제들을 파헤치고, 그 안에서 인간의 노동과 가치, 착취의 이론을 탐구하고 증명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그 깊이와 복잡함 때문에, 많은 독자들이 '자본론'을 두고 장벽에 부딪히거나 아예 손을 떼기 일쑤였다. 임승수 작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숭이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책은 대체로 자본론의 핵심 개념들 그러니까 상품, 가치, 착취, 잉여가치 등을 일상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상품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기업가들이 어떻게 노동자를 착취하는지에 대한 논증은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일처럼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이는 경제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뿐 아니라, 마르크스를 한번쯤 읽고 지나간 이들에게도 색다른 사고의 지평을 열고, [자본론]이 가지는 의의를 재확인시켜준다.


또한 임승수 작가는 자본론의 철학적 토대와 사회적 맥락을 잃지 않으면서, 이론이 어떻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여전히 유효한지를 설명한다. 그는 자본주의가 단순히 '시장의 논리'로만 이해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억압받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유효한 문제들을 끄집어내며, 독자들에게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책이 가진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유머러스하고 풍자적인 접근이다. 복잡한 이론들을 풀어내면서도, 어렵지 않게 독자의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승수 작가는 자본론이 가지는 무거운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종종 익살스러운 비유를 사용하거나, '원숭이'라는 키워드를 계속해서 반복하며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결국 이 책은 자본론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면서, 마르크스의 이론이 오늘날의 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하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임승수 작가는 자본주의의 억압적 구조를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만 다루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인간 삶의 여러 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날카롭게 포착한다.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단순히 [자본론]을 이해하려는 이들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자본주의 체제의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그 의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을 남긴다.


임승수 작가는 자본론의 복잡한 이론을 쉽게 풀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마르크스, 엥겔스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에서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그의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부조리를 정확히 짚어내며, 자본주의가 어떻게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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