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스토어에서 쏘아올린 로제떡볶이는
밀키트 개발로 이어졌다.
채식한입 인스타 계정에 밀키트 개발 소식을 알리며,
팔로워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집에서 여러번 조리해서 정말 팔아도 괜찮을 정도의 맛인지, 그럴 정도의 가치와 퀄리티를 지니고 있는건지 수없이 자문했지만 알수 없었다.
그래서 '판판대로'라는 지원사업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판판대로는 중소벤처, 소상공인의 판로혁신과 성장을 지원하는 통합유통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운영한다.
그 중에서 '밀키트 상품화' 지원사업이 있었는데,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매장의 인기메뉴를 온라인 등에서 판매할수 있게 밀키트로 제작해주는 사업이다.
밀키트 포장재, 포장박스, 밀키트 띠지 디자인 및 제작, 생산까지 지원해준다.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밀키트 상품화 관련 멘토링도 받을 수 있었다.
밀키트 멘토링을 해주시는 전문가는 관련 업계에서 베테랑 경력과 지식,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계시던 분이었다. 청년다방떡볶이 등 유명 외식 브랜드 메뉴개발도 직접 진행하셨다고 한다.
가장 먼저 지금 이 로제 떡볶이가 팔만한 메뉴인지 알아보기 위해 대면미팅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미팅은 제품을 생산하는 서울창업허브에서 이루어졌다. 주방에서 떡볶이를 만들어서 멘토님께 대접해드렸다. 로제떡볶이에 마늘칩을 토핑으로 올려서 내었다.
메뉴를 시식한 멘토님은 일단 가장 먼저 비주얼이 너무 빈약하며 소스의 베이스가 되는 아몬드 밀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한 마늘칩의 마늘맛이 너무 강해서 다른 맛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누들 떡볶이와 함께 숏파스타 2,3종을 혼합해서 식감을 다양하게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으며, 콩고기 볶음고추장을 활용한 로제소스이니 콩맛이 더 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피드백해주셨다.
청경채나 파프리카 등 음식의 색감을 돋워줄수 있는
채소를 활용해보는게 좋겠다고 하셨다.
또 혼자서만 만들어서 먹어보지 말고
품평회 등을 활용해서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라고 조언해주셨다.
멘토링을 통해 개선해야할 리스트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주방에서 혼자 씨름하면서 메뉴를 개선해나갔다.
어떤 토핑이 어울릴지, 어떻게 조합을 하는게 좋을지
나름대로 혼자서 열심히 연구해보았다.
고심 끝에 개선한 메뉴가 위 사진의 모습이었다.
아몬드 우유가 아닌 두유를 베이스로 하여 콩맛이 돋보이도록 하였다.
누들 떡볶이떡 뿐만 아니라 숏파스타 2종을 넣어서 재미있는 식감을 낼 수 있도록 해보았으며, 색색깔의 비주얼을 위해 어린잎 채소와 파프리카, 채소 튀김 등을 토핑으로 올려보았다.
때마침 서울창업허브에서 푸드메이커들끼리 품평회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나도 얼른 신청하였다. 이 메뉴가 과연 먹을만한 메뉴인지 냉정한 평가를 들어보고 싶었다.
품평회 당일, 어떤 식으로 시식을 진행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소스만 만들어서 미니 종이컵에 담아서 내놓았는데 다들 아쉽다는 반응이었다.
소스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식어도 괜찮으니 메뉴 전체를 내놨어야 했다.
괜찮은 메뉴인지 아닌지 여전히 확신을 얻지 못하고
첫번째 품평회가 아쉽게 끝이 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