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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란 Jul 07. 2024

산으로 가는 메뉴개발



로제떡볶이에서 로제파스타로 방향을 급선회한 이후,

나 혼자 집에서 여러가지 메뉴 테스트를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한 달 정도였다.

한 달 뒤에 실전에 들어간다.

로제파스타를 메인으로 하는 팝업 레스토랑을 오픈해야하는 것이다.


일단 로제소스는 완성이었다.

품평회날, 소스는 괜찮았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었기 때문에 소스 개발은 이제 제쳐두고, 이 소스와 어울리는 토핑을 궁리했다.

자문위원님들로부터 들었던 피드백을 되새기면서

어떤 채소들을 올리면 좋을지 골똘히 고민했다.




생채소보다는 구운 채소가 곁들여지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생각나서 3가지 정도의 채소를 올려봤다.

파프리카, 연근, 아스파라거스를 구워서 토핑했다.

채소 하나하나를 구워서 올리려니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걸 메뉴로 채택될 수 있을까,

메뉴로 채택되면 매장에서 실제로 판매할 수 있을까

등등 별에 별 걱정이 시작되었다.



브로콜리와 버섯 등도 구워서 올려보았다.

생연근을 얇게 슬라이스해서 튀기듯이 굽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매장에서 실제로 판매하려면 미리 다 채소를 손질해서

잘라두고, 오븐이나 에어프라이기에 한꺼번에 구워야 할 것 같았다.


어찌됐던 다양한 채소들을 토핑해서 올려가며

고추장 로제파스타 메뉴를 개발해갔다.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하는 팝업스토어지만,

보통 파스타 가게에 가면 로제파스타 하나만 파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메뉴를 조금더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일 베이스의 참나물 파스타를 생각해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에서 보고 인상깊었던 꽃파스타를

내 나름대로 구현해보았다.

식용꽃을 얹어서 비주얼적으로도 신경써보았다.



그런데 오일파스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난도가 높은 메뉴였다.

올리브오일과 면수가 잘 어우러져서

걸쭉한 소스가 되어 면에 쏙 배어들수 있도록 하는 것을 '유화, 에멀젼'이라고 한다.

이 에멀젼하는 게 쉽지 않았다.


걸쭉한 소스가 되지 못하고

면수, 오일이 따로 놀아서

오일파스타가 느끼해졌다.


오일파스타를 메뉴로 낼 수 있을지

갑자기 또 자신감이 떨어졌다.

밀키트 개발로 시작한 이번 일이

외식업 도전으로 이어지면서

점점 일이 커지는 것 같았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었기에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정말 솔직하게 써보자면,

그냥 포기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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