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팝업 안하겠다고 말씀 드릴까'
'한 달 단기 팝업이라 쫌 쉽게 생각했다'
'잘할 수 있을까 정말 잘 모르겠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걱정이 되서 며칠 동안 잠을 설쳤다.
파스타와 관련해서 일해본 경험은 대학교 때
파스타집 서빙 알바 몇달 해본 것이 전부였다.
식당에서 제대로 된 경력을 쌓아본적 없는데,
주방에서 조리해서 그 음식을 판매할 수 있을지 자신없었다.
지난번 떡볶이 팝업에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을때의 당혹스러움이 떠올랐다.
메뉴가 완성된다고 해도 그걸 제한된 시간안에 잘 조리해서 매번 비슷한 완성도의 메뉴를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한꺼번에 손님이 들이닥쳤을 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예약제, 코스요리로 해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도 했다.
청년키움식당 운영진 측에 말씀드렸더니 내가 메뉴개발과 관련하여 많이 헤매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식한 것 같았다.
청년키움식당 지원사업에서는 공간 지원뿐만 아니라
외식업 창업 관련 전문가들의 강의도 지원해주었다.
그래서 10회 정도 전문강사님들로부터 다채로운 교육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해당 팀의 부족한 부분은 멘토링을 통해 채울 수 있다.
그래서 요리전문가로부터 메뉴개발 관련 집중멘토링을 받게 되었다.
로제파스타, 오일파스타, 토마토파스타 등 3가지 파스타 메뉴를 기획했었는데, 어떤 재료들을 사용해서 어떤 조리법을 사용할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 팝업을 오픈하기 보름전부터 교육을 받고, 메뉴를 개선해가기 시작했다.
혼자 집에서 끙끙대다가 멘토링을 받아가며 메뉴개발을 해나가니 한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약간 용기가 생겼다.
3종류의 파스타 조리법까지 교육받고나서
집에서도 혼자서 열심히 연습했다.
가족들이나 지인들을 집으로 불러서 먹여보면서 피드백을 받았다.
팝업 오픈하기 전에 청년키움식당 운영진과 자문위원단들을 대상으로 메뉴품평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 품평회에서 팔아도 괜찮다는 피드백을 받아야 했다. 품평회를 통과하기 위한 맹연습이 시작되었다.
메인파스타 종류가 3개가 되다보니
재료를 준비해야할 것도 많았고,
소스도 3가지 준비해야해서 손이 많이 갔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미리 준비해놓으면 되는 것이니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메뉴를 가족들이나 지인들 몇 명에게 내놓을 땐
메뉴를 조리하는게 크게 어렵지 않았다.
파스타 2,3그릇까지는 후라이팬 1,2개 사용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품평회에서는 약 15명-20명 정도 되는 인원들에게 3종류의 파스타를 제공해야 했다.
그 정도의 인원이면 해당 매장 테이블이 만석이 되는 것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3종류의 파스타를 15-20명의 인원에게 한꺼번에 정해진 시간 안에 순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 후라이팬을 적어도 3개는 돌려야 했다.
요리라고는 집에서 아이들 집밥해준 것이 전부이고
SNS에 업로드하는 요리 영상 콘텐츠들을 만드는 것과
고객들에게 실제 판매하는 메뉴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이었다.
다시 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최종 품평회 날짜가 코앞에 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