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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터리 공작소 Nov 20. 2019

아저씨, 욕.망.하.다.

아저씨라는 이름으로...살아가기

아저씨, 욕.망.하.다.

책 제목에 끌려 바로 샀던 책이다.
그렇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도 아저씨다 보니 제목이 눈에 저절로 들어왔다. 이 땅에서 아저씨로 살고 있는 다른 남자 인간은 욕망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고, yes24의 구매후기들도 좋은 편이어서 다른 책과 함께 구매했다. 책은 읽는다기보다는 본다는 느낌에 가까운 책이다. 작가는 그림을 잘 그린다. 그림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책 속에 옮겨 놓았다. 정말 부러운 재주가 아닌가!


“술과 미녀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저씨의 사소한 욕망 일기”라는 설명이 책 뒷면에 쓰여있다.


결혼은 앞둔 학생이 술에 취해서 "선생님, 사랑이 뭡니까?"라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학생이 어른이 되어 미녀와 술과 가족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쓰고 그렸다. 미녀와 술에 대한 소심한 욕망은 모든 남자들이 다 가지고 있겠지만, 노골적으로 예술로 포장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작가는 미녀와 술에 대해서 아주 솔직하다- 이현세(만화가)

책의 첫머리 서두에 '작가의 말'을 읽고 이분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잠깐 일부분만 옮겨보겠다.

글보다는 그림을 먼저 알았다. 맘에 둔 여학생의 호감을 얻으려 캔디를 연마하였으나 세일러 문을 그리는 키 큰 남자에게 가 버렸다. 글을 배워 편지를 썼으나 시를 쓰는 키 큰 남자에게 가 버렸다. 이후로 술을 배워 수작하였으나 술에 취해 키 큰 남자에게 가 버렸다.
여자는 종내 모를 일이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글이 참으로 위트 있고 맛깔스럽다. 욕망에 관해서 썼다고 하지만 정말 사소한 욕망이라 맘이 편하다. 뭐라고 설명하기보다는 몇 꼭지 소개하는 것이 이 책에 대한 좋은 안내가 될 거 같다.


"왜 아빠는 지하철하고 버스에서 여자만 그려?" 하고 딸이 묻기에 ,
"그것은 네 엄마의 핸드폰 바탕화면이 소지섭인 것과 같은 이유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런 것이다. 예쁜 여자 그려봐야 뭐하겠는가. 그저 가끔 바뀌는 바탕화면 같은 것이다.


아내가 늦은 밥을 먹는 다섯 살 막내에게 "밥 빨리 안 먹으면 이제부터 너랑 안 잔다." 하기에 "거봐라, 여자는 믿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가 숟가락으로 맞을 뻔하였다.
'아들아, 예쁜 여자를 믿지 말고, 예쁜 여자가 널 믿게 해라.'


유머 감각이 보통이 아니시다. 짧은 글들이 찰지다.
하나만 더 소개한다.


지난밤 대취하여 아내에게 너는 모르겠지만 사랑했다며 비정한 척했던 나를 사과한다 노래하고 삼바춤을 추었다는데 진정 기억에 없다. 현관 번호키도 못 열었다는데...... 등짝을 맞을 뻔하다 "널 사랑하는 건 기억이 아니라 본능이다." 하여 해장국을 얻어먹고 있다.


아저씨로서의 생존방법을 확실히 알고 계신듯하다. 글을 읽어보면 욕망에 관한 것보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많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한 아저씨들의 사소한 욕망이 궁금하다면 가볍게 일독을 권한다.


작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과장으로 근무하신다고 책날개에 소개되어있다. 더불어 작가분의 페이스북 주소가 함께 나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역시 책에서 보았던 느낌이 물씬 나는 글들이 많다.

https://www.facebook.com/makgulli


즐겁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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