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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 사이 산행길

메밀국수 한상 차림

by 영롱한 구슬

메밀국수 만 먹으러

갔다 오기에 너무 아까운 시간 약속 이었다

여름과 가을사이의 점심약속이 왠지 허전하다


공원길을 걸으며

둘레길을 끼고 걸었다

얕은 언덕길을 걸어 올라갔다

계단과 바위는 올라갈 때는

멋모르고 신나게 올라가지만

내려올 때는 깁스해야 할 정도로

힘들어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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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왜 갈까?

그곳은 내 마음의 추억과 고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여름 뙤약볕에도 완만한 언덕 약수터 까지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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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메밀국수나 한 그릇 먹으러 갖다 오자는 마음으로

ㅡ 청계산 에서의 외식이 가끔 당길 때가 있다ㅡ


구청에서

1단계 약수터물을 폐쇄시켜서

2단계 약수터의 팔각정약수터까지는

신나게 오른다 그곳은 가족과 지인들의 때 묻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특히 , 팔각정 약수터에 앉아서 약수와 야채샌드를 꼭 먹는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나서 왼쪽으로 좁지만 완만 한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 만 이 즐겨 찾는 보물창고가 있기 때문이다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깊은 산속 옹달샘 약수가 나타난다 돌과 모래 틈사이로 귀엽고 작은 항아리모양의 약수가 "퐁퐁"샘솥는다

한 바가지를 마신다

진~ 짜~꿀 맛이다

30년여 년 전에 우리 아이들과 함께 발견한 가족약수터 옹달샘약수터에 도착한다

이제는 많이 알려지며 사람들이 몰리게 되니 이곳도 곧

폐쇄된다고 한다

나는 약수보다 추억을 마시러 간다

우리 가족이 좋아했던 옹달샘약수터까지

올라가서 약수 한 바가지 퍼먹고 내려오고 싶었지만

자녀들이 분가해서

가족들이 줄어든

친구들의 주된이야기가

내려오는 길에 넘어질 뻔했다,

휘청거렸지만 아직은 넘어지지는 않았다

더 이상 힘들어서 못 가겠다

는 동창들을 불러서

동창모임을 해봤다

모두들 좋아하며 모였지만

이제는 관절이 힘들다고 한다

그 정도의 등산이라도 하고 나서

냉국수, 냉면, 곤드레밥. 쌈밥.으로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후식으로, 카페에 앉아서 추억의 동화줄을

당기며 웃고 떠들다 보니

저녁 태양이 붉은 노을을 물들이며 우리들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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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둘레길의 하루가 오늘도

저물어 가는구나

산행길이 힘든 동창들이 '카페모임 '타령을 주도한다

친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주말에는 새로 산 등산화를 신고 옹달샘 약수터에 가고 싶다

1.8L 페트병 2개에 약수을 받아오련다

내려올 때 스틱은 하나 정도면 되겠지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시간 맞추어 취미를 함께 한다는 것이 약수터 가는 길 보다

더 가파르고 힘들구나

혼자 가는 낮은 길은 나쁘지 않아

여름과 가을 사이의

얕은 산행이 심신의 회복에 더 좋을 수 있어

" 야~호~신 난 다"를 외쳐본다

스스로에게 체면을 걸어본다

몸이 언제까지 허락할지 모르겠지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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