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해먹이면 자기 존재의 존엄을 생각하게 한다
추석이 다가온다
눈뜨고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국밥과 김치, 멸치
먹으면 건강 한 아침식단이다
오늘은 손주에게 소고기 완자미역국밥,
당근계란말이,
데친 브로콜리,
잡곡밥과 함께 밥을 해준다
손주들은 아침을 곧잘 먹는다
가끔 흰쌀밥을 원하지만 애써 잡곡밥을 먹이려고 한다
밥순이 인 나도 아침밥을 먹어야 하고 제애미아비도 한술 떠서 같이 먹고 일터로 가야 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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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가면 힘 나서 일을 잘해 낼 것 같아서'
매일 습관적으로 아침을 먹여서 딸내외를 출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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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데친 것, 중 멸치 머리통을 따고 등을 갈라서 똥을 뺀 후 프라이팬을 달군후 기름 없이 노릇노릇 덖는다 그것을 대여섯 마리씩 후식으로 먹는다 혈압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고혈압가족력이 있어서 소량이라도 약처방받아서 약을 먹고 있는 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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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음식을 배우지 않아도 어렸을 때 먹어봤던
입맛의 기억들이 있어서
옛 선조들이 즐겨 먹던
한국 밥상으로 차리는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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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켤 때마다 나오는 의사들의 단골 맨트!
국에 밥 말아먹으면 당수치가 오른다
국국물은 마시지 마시라
건더기위주로 먹어시라
그들이 소개해주는 건강해진다고 하는 건강한 가루들에
나도 몰래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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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구매가 오는 순간, TV를 꺼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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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골고루 썰어 놓은 접시에 칼슘두유를 마셔보니
맛있고 건강해지는 기분이 든다
오늘 저녁에는
다시마멸치육수에 말아먹는 메밀국수로 실버부부들이
함께 한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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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절대 물려주기 싫은
외증조 할아버지 라인의
고혈압고지혈의 가족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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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와 수영을 하고 있지만
혈압과 고지혈증 약복용으로 성경에 나오는 120세까지
살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자신이 없다
100세가 아닌 90세? 까지 도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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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수저질과 화장실 가는 일은 스스로 해결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하고
경제적인 것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할 것인데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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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해가 갈수록 힘에 부칠 때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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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추석이 다가온다
6.25 이후, 남한은 자유 민주주의를 도입한 나라다
조선시대의 유교국가가 더 이상 아니다
명절날 상다리 부러지게 상차림을 독려받고 시댁식구 친인척뒷수발 하는 며느리 노릇 이제는 안 해도 된다
나의 젊었던 시절 명절이 오면 유교식으로 시집살이를 강요 당 했지만ᆢ
요즘 맞벌이 MZ들은 명절이 다가와도 유교식 명절증후군에 시달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세대이다
딸네 기족이 작년 이맘때, 추석 당일 날은 시댁에 가야 한다며 하루전날 친정집인 우리 집을 먼저 들린다고 하였다
올해는 어떡할지 모르겠어서 딸네가족의 시간과 형편에 맞추어 결정하기로 했다
손자가 아빠와 함께 "추석"이라고 감자전을 부치고 있다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할미는 건강한 가족식단으로 해물 반찬 세 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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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대가 지나간 요즈음,
MZ세대의 부모와 성인이 된 자녀는
서로 부담되게 살지 말고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암묵적 합의시대'가 왔다
한집에서 서로 불편하게 굳이 삼대가 같이 살지 않아도 된다
대한민국국민으로, 시민으로, 그냥 가까운 이웃으로
살아가는 시대가 왔다 더더욱 명절이라고 특별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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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정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것이 한 가 지 가 인간을 괴롭히며 따라다니고 있다
바로 '초고령 노년기 '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이다
'초고령 노년의 시대'는 피할 수가 없는
인간의 큰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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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라고 하지만 좋아할 수 만 은 없다
누구나 다 노년의 삶은 닦친다
초고령이 오면, 본인의 의사 와는 달리
주변 가족과 자녀들에게 부담 주는 삶으로 가게 된다
다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삶의 마지막 벨이 울리는 시기는 사람마다
각자 다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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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람에서 무덤까지'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Al 복지시스템이 도입되는 시대 가 좀 더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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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면 고요함과 평온함이 머무는
주님의 마지막집인, 천국에 머무르게 해 달라"
라고 기도를 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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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은 주님 만이 아시는 길인 것을ᆢ
구원을 바라는 기본적인 삶의 기도가 인간의 욕심일까?
아니면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일까?
다시 한번 기도하며 묵상해 본다
올 추석에는 맑은 식혜를 내가 직접 내 손으로 만들고
송편은 그냥 떡집에서 빚은 송편으로 주문 배달 하련다
추석 다음날 딸의 식혜와 송편을 기다리며
문어숙회도 드시고 싶다는
구순의 중반에 접어든 친정 노모에게 달려가야 한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올 한 해 추 석 날에 도
유난히도 무더웠고 길었던 여름을 무사히 잘 넘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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