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채비하는 까치들
오늘은 선선하다 못해 꽤?
추운 듯 쌀쌀한 날씨다
덜 익은 푸른 감나무 가지 사이로
"푸드덕" 까치 한 마리가 날아와 앉아서 날갯짓을 하더니
내 머리 위를 " 빙빙 " 돌며 바삐 날아다녔다
머리를 들어 감나무를 올려다보았다
까치는 뭔가를 열심히 조사하듯 감알맹이 들을 부리로 쪼아 가며 이 가지 저 가지로 옮겨가며 날아다녔다
푸른 감들 사이로 간 간 히 익어가는
노란 감들이 보이기 시작하였기 때문이었다
익어가는 감들이 아파트단지와 주택가의 가을을 알린다
완연한 가을은 아직 멀었는데 쟤는 왜 저러지?
10월 의 마지막 주일 성당 가는 길목 주택가 단풍나무와 감나무사이엔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나 보다
단풍나무가 여름날처럼 푸르르기만 하고
아직 단풍잎들은 붉게 물들지 않았지만
단풍나무보다 감나무가 더 빨리 가을을 알려주고
겨울이 곧 온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다
날씨는 꽤 가을다운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다
살짝 가을비가 내리니 좀 쌀쌀한 듯 갈색 겹윗도리 와 겹 바지를 찾아 입었다
가을 같지 않은 가을날
까치는 왜 저리 서두르며 바쁘게 날갯짓을 할까?
너무 바쁜 까치의 겨울 채비가 인간의 지혜를 뛰어넘는 모습에 그저 놀랍기만 하다
감나무를 사방으로 훑으며 감을 "콕 콕" 쪼아대며
가을 영양 가득한 홍시를 먼저 따 먹은 까치 한 마리가
다른 동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던 것이었다
기온이 2°C~15°C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눈치 빠른 동물들은 모두 월동준비를 하는구나
지금 내 눈앞에 날아다니는 저 새 들 ㅡ
까치들은 곧 겨울이 온다는 것을 이미 알아채고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꽥꽥" 소리 지르며 감나무 사이에서 월동 준비를 하고 있구나
초록 잎이 더 많이 남아있는 단풍나무들은
푸른 잎으로 위장 한채
"아직, 가을의 끝자락은 아니야 겨울은 더더욱 멀리 있어"라고 말하며 서 있는 듯하다
가끔씩 잎새에 이는 바람에 흔들리기만 할 뿐,
붉은 단풍잎의 가을은 아직 오지 않았나 보다
단풍나무는 오늘도 여름처럼 푸르기만 한데
겨울 채비 하는 까치들만 분주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