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름에 심은 꽃씨 하나

그는 오늘 코스모스로 피어났다

by 영롱한 구슬

쌀쌀한 끝자락의 가을

외롭게 찬란히 피어있는

길가의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해바라기를 추억한다

초임교사시절

이 맘 때였다

가을 전시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후

어머니께서는 가끔씩 생활비가 모자란다고

적절한 가격으로 흥정해오는 지인에게

그림을 팔자고 했을 때 반대했던 이유는

나의 염색화 '바람부는 언덕의 해바라기 그림'

그 그림은 나의 열정과 추억이 머물러 있었기에 섣불리 팔기가 싫어졌다

아니ᆢ 영원히 간직 하고 싶었다

그래서 반대를 하였던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몹시 서운해하셨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의 뜻과는 상관 없이

그 그림은 조용히 포장이 되어 나를 떠났다

작가에게는 애착그림 한두 점 은 꼭 있기 마련이다

나의 애착 그림은 코스모스와 해바라기였다

전시회는 꼭 가을 겨울에 열리기에

작가에게 여름은 매우 바쁘고 분주하다

추억을 그려보는 오늘 해바라기는 색연필화 기법으로

그때 당시를 추억하며 그린 그림으로

좀 많이 빈약한 그림이 되버렸다

바람부는 풍성한 해바라기 들판 이었던 그 그림은

그 당시 가을 전시회 용

해바라기를 그릴 때 더운 여름날이었고 고생하며 힘들게 시간을 쪼개가며 염색화 기법으로 그렸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가는 그림 인지도 모르겠다


하늘을 파아랗게 입체적으로 크랙을 넣어가며

표현했다 겨우 어렵게 완성하여

가을 전시회에 출품을 하게 되었다

그 그림 앞에서 모두가 감탄사를 터뜨렸다

기분이 으쓱하였다

힘들게 그린 보람이 있었다

'바람부는 들판의 해바라기 그림은 전시회가 끝나고 집 거실 벽에 걸어두었다

어느 날이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그림은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의 가을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는 어머니의 지인에게

그렇게 하나둘씩 팔려 나갔다

나의 그림이 하나둘씩 떠나갈 때면

나는 언제나

마음이 아팠다

유난히 가을코스모스와 해바라기는

나에게 특별한 그림으로 다가왔다

모든 작가가 다 그렇겠지만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가며 정성을 쏟아서 그렸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나는 오늘도 나의 지난가을을 그림으로 그려본다

나이 들어 그리는 그림에는 젊음의 열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아쉽다

나의 처녀작인 코스모스와 해바라기는

누군가의 거실에 사랑스럽게

전시되어 있기를 오늘도 기도한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팔려간 그 사람의 집에서

쓰레기 취급을

받지 않기를 기도 할 뿐이다

길가에 피어있는 가을 코스모스를 바라보며

오늘도 소중했던 나의 젊었던 시절의 그림들을 추억해 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