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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24. 2022

4월 24일의 꽃, 제라늄

'결심'이라는 꽃말

 유럽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자리한 거리를 거닐 때면 으레 창문 밖 걸이 혹은 울타리 위에 걸려있는 제라늄 화분들을 보게 되지요. 형형색색 다채로운 매력이 있기도 하지만 키우기 쉽고 벌레에도 강해 가드닝 꽃으로 많이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제라늄은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는데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만 그 향이 벌레를 쫓아주기도 하지요. 게다가 그 향이 릴렉서 역할을 해주기도 해서 입욕제나 바디오일 등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향이기도 합니다. 아참, 향수나 디퓨저에도요! 그만큼 향으로는 우리에게 친숙한 제라늄이지만 실제로 그 꽃이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습니다. 흡사 수국 같기도 합니다.

 저물어가는 주말 저녁, 아쉬운 마음을 만끽하며 쓰는 오늘의 글은 시작할 타이밍에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비교적 일정한 루틴에 글을 쓰는 주중과는 달리 모든 루틴이 엉망(즐거운 엉망진창입니다.)이 되는 주말에는 마음을 다 잡아야 글을 시작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점점 업로드 시간이 늦어집니다.

 '결심'이라는 단어에는 힘이 있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단어지요. 결심을 하고 나면 즐겁습니다. 뭐든 잘 될 것 같고, 해낼 것 같거든요. 결심한 직 후의 기대감과 설렘은 우리에게 도파민을 선물하는 감정이므로 건강에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짙은 저는 '결심'이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요. 그런데 일전에도 말했듯이 완벽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60점만 맞으면 됐다고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제 상담 선생님 말씀) 그렇다 치면 생각보다 '결심'은 무거운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의지를 다지고 의도하는 바를 위해 노력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게 받아들인다면요. 작심삼일도 매번 하면 꾸준히 하게 되는 것처럼, 결심 삼일로 긍정적인 삶의 의지를 다지면서 그 결과의 성패에는 연연하지 않는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 보면 어떨까요? 결심하고, 애써보고, 결과는 순응합니다. 결심이 설 때마다 새로운 이벤트를 즐긴다고 생각하면서요.

 내일의 결심을 미리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오늘 하는 내일의 결심. 음, 저는 내일 카페에 가서 주말 동안 미뤄두었던 일들은 딱 두 시간만 하겠습니다. 그리고 5월 수영 등록도 할 거예요. 저녁에는 친구랑 클라이밍 하러 가구요. 하하. 이 중에 한 개만 실천해도 저는 결심하기 잘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여러분은 내일, 혹은 이번 주, 이번 달, 올해 어떤 결심을 하실 건가요? 가볍게.


< 꼭 수국 같은 제라늄 >
< 꽃 잎 한 장 한 장 참 단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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