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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 flow Sep 27. 2024

사피엔스

인간 이해



지금으로부터 45억 년 전에 지구 행성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10만 년 전 지구상에는 최소 여섯 가지 인간 종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존재하는 종은 하나뿐이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어떻게 생태적으로 전혀 다른 오지의 서식지에 그처럼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다른 인간 종들을 망각 속으로 밀어넣었을까?... 즉 언어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P.53


문명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이제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바로 <사피엔스>였다. '다정한 책생활'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8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 <사피엔스>를 함께 읽었는데,  방대한 역사적 이야기를 어떻게 리뷰할지 며칠간 고민했다. 이 거대한 내용을 압축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한 줄이라도 남겨둬야겠다는 마음에 글을 쓴다.

<사피엔스>는 인류가 '인지 혁명', '농업 혁명', '과학 혁명'을 거쳐 끊임없이 진화해 온 역사를 다루고 있다. 고고인류학에서부터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생명공학, 정보기술, 데이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며, 유발 하라리는 그 폭넓은 지식과 통찰력으로 이 방대한 주제를 풀어낸다. 그의 경쾌한 필체 덕분에 이 두꺼운 책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어느 곳에 있든 제국의 후손이라 할 수 있다. 인류는 허구를 상상하는 능력 덕분에 발전해 왔으며, 그 상상력은 단순한 공상을 넘어 집단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가와 제도를 만들고, 사회를 조직하며 오늘날의 문명을 일구어냈다. 인간의 욕망이 역사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이끌어 왔는지 생각해 보면 그 힘이 경이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문화가 반드시 호모 사피엔스에게 가장 좋은 문화라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고 말하며, 역사가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고군분투와 일상이 어떤 관점에서는 무의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가장 평온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준다.

"만일 사피엔스의 역사가 정말 막을 내릴 참이라면 우리는 그 마지막 세대로서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데 남은 시간의 일부를 바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P.597

<사피엔스>와 함께 까마득한 과거에서부터 현재를 거쳐 보이지 않는 미래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내 시간은 '지금'으로 돌아왔다. 인류 역사를 이끌어 온 핵심은 '인간의 욕망'이며, 앞으로 인간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키워드로 '인간 이해'를 강조한다. 앞으로를 함께 할 우리들은 열린 마음으로 인간이라는 종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책을 통한 배움은 늘 감각을 밝게 해 준다. 더없이 만족스러운 '다정한 책생활'이다.  함께 읽으며 각기 다른 시선으로 감상을 나눠주신 다정책 멤버분들, 덕분에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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