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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규 Oct 16. 2024

짧은 통근시간, 자영업 장점

긴 통근은 고통

교통이 좋은 곳에 직장이 많습니다. 직장이 많으면 당연히 사무실 임대료가 비쌉니다. 회사 운영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그런 곳은 집값도 비쌉니다. 고소득자 아니면 살기 힘듭니다.


그래서 대개의 직장인들이 약간 외곽에서 중심가로 출퇴근합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면 왕복 3시간 내외 걸립니다. 저도 직장생활 30여 년 동안 대부분은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했습니다.


부천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할 때 였습니다. 전철은 언제나 만원이었습니다. 몸이 꽉 껴서 서로가 불편한 상태로 이동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가까이 있으면 불편합니다. 시선 처리도 어렵고, 특히 손을 조심해야 합니다.


모두가 몸이 꽉 낀 채 숨만 쉬던 열차 안에 여인의 통화소리가 들렸습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00야, 오늘 엄마가 화 내서 너무 미안해. 우리 애기가 피곤한데 엄마가 화만 냈네. 미안해."


그러면서 엄마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차 안이 숙연해졌습니다. 애 키우고, 거리 먼 직장 다니느라고 본인도 감당하기 힘든 출근길에 애랑 통화하면서 울고 있는 젊은 엄마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장면은 출근길 하면 기억 나는 대표적 장면입니다.여하튼 지하철로 다니면 그나마 좋은데, 버스로 다녀야 하는 곳도 많습니다. 차는 언제나 만 원입니다. 자주 막힙니다. 소요 시간이 30분 정도 더 늘어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10시간 정도 사무실에 있고 3시간 정도 출퇴근하는데 쓰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짧아집니다. 잠자는 시간 빼면 3시간 정도 함께 보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회가 많이 변해서 귀가시간이 빨라졌습니다. 술자리도 많이 줄었습니다.


퇴직 연령대에 접어든 우리 젊을 때는 매일 술이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 가는 사람은 사무실에서 비겁자였습니다. 술자리가 1차로 끝나는 경우도 드물었습니다. 1차에서는 밥과 술을 먹고, 2차로는 맥주 등으로 즐기다가, 3차로 노래방을 갔습니다.


6시 30분 정도에 시작해서 8시 30분경에 1차 끝내고, 10시 정도까지 2차를 즐긴 후 이어서 노래방으로 이동하여 12시 전후까지 놀았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1시 전후. 애들은 이미 잠든 다음입니다. 애들 웃는 얼굴 보고 싶은데, 애들은 언제나 잠든 다음에나 보게 됩니다. 그래도 얼마나 귀여운지요. '그래, 내가 너희들 행복하라고 이렇게 산다'.


술을 거하게 마신 날은 과감하게 애들에게 뽀뽀를 해서  결국 애들을 깨웁니다. 까르르 웃는 애들의 웃음소리는 직장생활의 피곤함을 한 방에 날려줍니다.


빨리 씻고 자리에 누우면 1시 30분에서 2시. 자봐야 5~6시간 정도입니다. 다음 날이면 간밤에 잠은 못 잤지, 과음해서 속은 불편하지 이렇게 직장 생활했습니다. 그런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이렇게 하라고 규칙에 정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무리하면서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한심합니다.


직장이 주로 여의도라서 3시간 내외의 통근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제가 사는 개봉동에서 관악구 난곡동까지 40분 정도면 이동합니다. 사업장을 내가 고를 수 있으니 자영업자는 굳이 먼 거리를 출퇴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가 대부분 직장의 근무시간입니다. 때문에 오전 7시 30분 정도부터 출근 전쟁이 시작되고, 오후 8시 30분 정도까지 퇴근 러시아워입니다.


자영업자는 그 시간대를 피해서 출퇴근할 자유가 있습니다. 굳이 그 시간대에 고생하면서 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은 집의 컴퓨터로 하면 되고, 전화는 핸드폰으로 받으면 되니 붐비는 시간대를 피해 이동합니다. 자영업이 좋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모든 자영업자가 이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식업을 하면 이렇게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화로 업무 처리가 가능한 행정사 같은 사업은 사무실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러시아워에 시달리지 않고, 자유로운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창업의 매력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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