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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리 Sep 08. 2022

유능무죄 무능유죄

직장에선 일 잘하는 게 착한 거다

2019년에 '일로 만난 사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방영했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챙겨보진 않았지만 쿨하게 각자 일을 하고 헤어진다는 의미인 프로그램의 제목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었다.


예능  '일로 만난 사이'는 기획의도처럼 쿨하게 일만 하며 재미도 있지만, 우리가 매일 8시간 이상씩 마주하는 현실 속 '일로 만난 사이'는 그리 쿨하지도, 예능처럼 항상 유쾌하지도 않다. 사람 스트레스로 퇴사를 결심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월급의 절반은 대인관계 스트레스에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주는 거 같다.




회사에서 2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사람 알아?"로 시작해서 재산이 어떻고, 가족이 어떻고 등의 개인사부터 성격이 어떻고 저떻고하다가 그 안에 나온 정보들이 이상하게 짜깁기되어 '그래서 그런가 보다.'라는 추측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그 추측은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살이 붙어 진짜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은 소문이 된다.


일로 만난 사이끼리 왜 이리 쿨하지 못하게 업무 외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 오죽했으면 어느 누구에게도 입방아에 오르지 않게 쥐 죽은 듯 생활하는 사람이 가장 회사생활을 잘한다고 했겠는가.


최근 친한 후배가 내게 고민상담을 요청했다. 자신에게 뾰족하게 구는 직원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는 거였다. 그래서 난 딱 한마디를 했다.


"신경 쓰지 마. 친구 사귀러 회사 다니는 거 아니잖아. 상대가 널 어떻게 생각하든 넌 네 할 일만 똑바로 하면 돼"


사실 나도 처음부터 이렇게 시니컬하고 쿨한 사람은 아니었다. 신입사원 때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욕심에 호구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런데 다년간의 사회생활로 느낀 점은 일로 만난 사이에는 '일을 잘하는 게 곧 좋은 사람이 되는 거였다'



오늘 회사 선배가 내게 직장인 유형을 알려줬다.

직장에서는 업무능력과 성격으로 아래와 같이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A.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직원
B. 일은 잘하는데, 성격이 안 좋은 직원
C. 일은 못하는데, 성격은 좋은 직원
D. 일도 못하고, 성격도 안 좋은 직원


그리고  덧붙여 직장에서 인정받는 유형 순위도 알려줬다.


먼저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위 4가지 유형을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 순으로 나열한다면 어떨 거 같은가?


선배가 말한 순위는 아래와 같다.

1순위.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직원
2순위. 일은 잘하지만, 성격은 안 좋은 직원
3순위. 일도 못하고, 성격도 안 좋은 직원
4순위. 일은 못하지만, 성격은 좋은 직원


생각했던 순위와 비슷한가? 선배가 내게 이 얘길 해준 이유는 일로 만난 사이는  일을 무조건 잘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였을 거다.


1순위인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직원은 다른 말로 바꿔 표현하면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고, 4순위인 일은 못하지만, 성격은 좋은 직원은 다른 말로 '착하기만 한 동료'다.

  

그동안 '착하다'를 칭찬으로 알고 자랐는데 사회생활을 시작해보니 그 말의 진짜 의미는 자신의 몫의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회사에서 쓸모없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성격이 온순한 착한 직원이 들어왔다고 좋아하던 팀원들도 그 직원이 일을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동일 인물임에도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직원, 어리바리 맹탕인 직원이라며 뒤바뀐 평가를 한다.


'착하다'는 칭찬을 가장한 가장 심한 욕이다.



착하다가 칭찬으로 유효한 기간은 딱 학창 시절 때까지다. 학교 규칙을 잘 따르고, 선생님  말을 잘 듣는 학생에게 착하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일을 잘한다. 똑똑하다'와 같은 성과와 능력에 대한 거다.  당연한 것이다. 결국 회사는 일을 하러 온 것이고, 우린 일을 하고 돈을 받는 프로니 말이다.


성격이 좋고 나쁘고는 상대적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만나는 상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에 대한 평가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능력은 절대적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누가 봐도 잘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회사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다면, 주변에 사람 좋은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먼저 내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하는 일 잘하는 사람이 먼저 되자. 그게 바로 우리가 이곳에 함께 있는 이유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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