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천하무적
미국에는 스쿨버스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스쿨버스로 등하교를 한다.
미국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사실 스쿨버스를 태우지 않고, 내가 직접 차로 등하교를 시켰다. 언어와 환경이 모두 낯선 아이들이 혹여 좋지 않은 경험을 할까 봐 걱정돼서 그랬다. (엄마의 걱정쇼핑) 언어도 서투른 아이들이 혹여 다른 곳에서 잘못 내리면 어쩌나, 버스 안에서 다른 아이들과 작은 다툼이라도 생기면 어쩔까.. 하는 그런 생각들
나도 아직 해외 살이가 어색한데,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이 얼마나 낯설까 싶어. 뭐든 하나씩 차근차근해가자는 생각으로 내가 집접 차로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했다. (사실, 선생님들이 나와 있는 카라이더 하차 하는 곳에 아이들을 내려주고 아이들이 걸어 들어가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 큰 안도감을 줬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언어도 편해졌고, 무엇보다 바로 집 앞에 버스 스탑이 있다! 이런 상황이면 태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니 이제 스쿨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카라이드를 하면 시간 맞춰가서 차로 줄도 서고 기다리고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니 그런 수고마저 줄었다. 처음에는 카라이더 다시 하고 싶다던 아이들이, 이제는 완벽 적응해서 버스 안에서 친구들과 노는 재미도 생겼다보다.(역시 아이들은 참 적응이 빠르다.)
미국은 주마다 다른 점이 참 많지만, 그중 어느 곳에서나 공통적인 것은 바로 스쿨버스가 언제나 도로 위의 우선순위 1위라는 점이다. 스쿨버스가 멈추고 스탑사인이 펼쳐지면, 주변의 모든 차가 멈춰야 한다. 언제까지? 스쿨버스가 다시 출발할 때까지!
한국에서 아이들이 학원차량을 이용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미국의 스쿨버스 제도를 한국에 도입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이런 문화! 참 배워야 한다.
어른들이 멋대로 세상에 초대한 아이들! 이 아이들을 모두 다 함께 소중이 여겨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어린 시절이 있었던 것을 잊지 않기를..
(2023년 2월 6일 작성)
February 6,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