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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비 ivy Feb 29. 2024

미국생활, 스쿨버스 꼭 알아야 할 이야기

도로 위의 천하무적 스쿨버스

미국은 스쿨버스가 도로 위의 우선순위 1순위다. 스쿨버스가 멈추면 모든 차량이 다 멈춰야 한다. 예전에 괌여행 중에 처음 목격한 그 광경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교차로 근처에 스쿨버스가 멈췄는데, 그 주변의 차들이 모두 꼼짝 하지 않던 그 모습, 스쿨버스와 방향이 전혀 다른 차들도 다 멈춰있다.)


그 감동스러웠던 장면을 내가 미국 살이를 시작하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바로 우리 동네에서!

스쿨버스가 멈추면 무조건 모든 차들이 얼음!! 다 멈춰서 기다린다. 십 분이든 이십 분이든 기다려야 된다. 육아를 해보지 않으신 분들은 '인내'라고 표현했지만, 아이 셋을 키우는 애엄마 눈에는 '감동'이었다. 

가끔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이 모르시고 그냥 스쿨버스를 지나치시는 걸 봤다. (아마도 본인과 스쿨버스의 방향이 다를 때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러신 것 같다.) 하지만 절대 안 된다. 방향이 달라도 멈춰야 한다. 


아래의 영상을 보면 왜 그래야 하는지 알게 된다. 아이들은 스쿨버스에서 내려서 기다리고 있다가 버스드라이버가 사인을 주면 각자 자기 집 방향으로 간다. 그 방향은 각기 다르다 길을 건너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무리한 주의를 요구하기보다 어른이 기다리는 것이다. 참 감동스럽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큰아이들은 학교를 가지만 막내가 데이케어에 자리가 없어서 아직 집에 있을 때였다. 

심심해하는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싶어 해서 집 앞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태워 주고 있었다. 차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크고 하얀 트럭이 길가에 주차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가 보다 하고 계속 몇 분을 아이를 자전거를 태워주다가 잠시 쉬자며 길가 한쪽으로 아이를 데려왔다. 그러자 주차를 한 줄 알았던 그 차가 다시 출발을 하는 거였다. 그랬다..... 우리를 기다려 준거였다. (문화충격) 어린 아기가 자전거를 타고 있으니, 몇 분이고 기다려 주다가 우리가 길가로 비키니 그제야 지나갔다. 정말이지 내게는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다. 


창문 내리고 이런저런 얘기를 할 법도 한데, 한마디도 하지 않고 기다려 줬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한국에서는 아이 셋을 데리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차들이 코앞까지 다가와서 재촉해 대는 느낌이었는데 이곳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 그 여유라는 것이 참 남달라서 너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여유는 아이들을 참 많이 배려해 준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호불호 없이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범죄얘기들을 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범죄는 어디에나 있고, 나는 전체적인 분위기나 문화차이를 얘기하고자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다들 참 많이 배려해 준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물론 안전한 곳 위주로 다녀야 한다.) 


다른 나라의 나쁜 점들을 부각하는 한국뉴스들을 볼 때마다 참 마음이 씁쓸하다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 것은 배우고 나쁜 것은 버려야 한다. 


삼 남매를 키우는 엄마로서 오지랖 같은 글이지만,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좀 더 글로벌하고 안전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스쿨버스 한국에도 생겼으면! 더 이상 어른의 실수로 다치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기를!

그리고 미국에 오신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에게 스쿨버스를 보시면, 꼭 멈추시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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