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첫째가 학교에서 가져온 하트카드, 하트 모양 가운데에 이름을 쓰고 친구들이 돌아가며 서로 한 마디씩 적어줬나 보다, 그중에 내 눈에 들어온 한 단어 Cool hair 이 단어는 누가 적어줬을지 짐작이 간다. 우리 아이는 생머리다. 빗질만 잘해도 찰랑찰랑하니 예쁘다. 그래서인지 같은 반 친구 중에 곱슬머리인 아이가 가끔 우리 아이의 머리가 예쁘다며 부러워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와 얘기를 했다.
"사람은 원래 모두 다 다르게 생겼어. 맞지? 우리가 티비에서 보는 예쁜 연예인들도 다 다르게 생겼지만, 각자의 다른 매력으로 예쁘잖아. 그것처럼 사람들도 다 각자의 매력이 다른거야. 틀리거나 못생긴게 아니고 다른 매력이 있는거야." 그리고 그 친구에게도 날마다 좋은 점들을 찾아 칭찬을 해주라고..
100% 진심이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좋은 말만 해주고 싶어서 쓴 가면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었다. 이 생각은 이곳에 살면서 강해졌다. 나도 여자로서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오면서 그 부분이 많이 없어졌다. 사실이다.
(한국에 비해) 미국에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피부색, 키, 인종에 따른 몸매 등등 정말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여기 와서 살며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우리가 느끼는 미의 기준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정말 다양한 외모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카페에 앉아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정말 크다.) 이렇게 사람의 모습이 다양한데, 기준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그리고 그런 스트레스가 사라지니, 나를 스스로를 좀 더 좋아하게 됐다.
미국과 한국의 칭찬 문화는 많이 다르다. 한국은 얼굴이 작다. 키가 크다. 살 많이 빠졌다. 이런 말들이 칭찬이지만, 미국에서 그런 말을 했다가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다. 미국은 사람의 얼굴이나 키 등의 생김새(외모)에 대해 칭찬을 하기보다, 노력해서 꾸민 스타일 위주로 칭찬을 한다.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한테도 이런 칭찬의 말들을 한다.
"I love your dress!"
"I love your nail"
"I like your hair!"
애초에 태어나면서 선택권이 없었던
눈, 코, 입, 키 말고,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것들을 칭찬하는 문화
그날 입은 옷이나 네일아트 머리모양 신발 등등 각자 개성에 맞게 멋 부린 그런 것들을 칭찬해 준다.
이런 문화는 참 좋다고 생각한다. 바꿀 수 없는 것 말고, 내가 노력해서 가꾼 것들을 칭찬하는 것! 그런 칭찬들로 상대방은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 받았을 테니!
한마디 말로 누군가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정말 좋은 문화다. 좋아진 그 기분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염될 테니, 이처럼 돈 안 들이고 만드는 선순환은 또 얼마나 가치 있을까.
우리 아이들도 상대방의 장점을 보고 그것을 샘내지 않고 칭찬을 건넬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사람으로 자라기를! 그리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항상 노력하는 사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