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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ZARA의 프로세스 혁신

자라의 성공 비결: Process first

by 밍써니

대학원 수업 중 IT회사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를 배우고 이를 케이스로 스터디하는 수업이 있다. 이번에는 Process가 기업에 있어서 어떻게 중요한지 배워보았고 그 케이스로 'Zara'를 만나보았다. IT기업은 아니지만 process의 혁신 케이스로 자라를 공부했다. 의류학도로서 그리고 패션회사 기획MD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나에게는 매우 친숙했던 기업이었고, 이번 글에서는 그 Zara의 프로세스에 대해서 짧게 공유하고자 한다.



자라는 일반 SPA브랜드와 무엇이 다른가?


자라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기에 앞서 자라가 일반 SPA브랜드에 비해 차별화된 결과와 전략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자라는 inditex라는 스페인 기업에 소속된 브랜드로 매출 73.3%를 차지하는 대표 브랜드이다. 1975년도에 수립된 패스트 패션 브랜드이다.

스크린샷 2025-10-05 오후 3.42.48.png 자라와 Gap의 Net margin 비교 by mingsunny


자라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바로 Net Margin이다. 경쟁사인 GAP의 Net Margin과 비교했을 때 약 10%의 순이익율이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국내 패션 대기업도 작년 기준으로 약 5~6%의 순영업이익율을 기록한 것을 보았을 때 자라가 15%의 순이익율을 내는 것은 패션 사업에서는 대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 차이가 날 수 있었던 부분은 자라가 다른 기업과 다른 'Business Goal'을 택했기 때문이었다. 일반 패션 기업원가 절감에 민감하고, 상품도 매출을 견인할 수 있는 안전한 상품을 만드는데 초점을 만드는 반면 자라는 원가보다는 재고를 남기지 않을만큼만 생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트렌디한 상품과 지금 수요에 맞는 상품들을 적시에 내놓기 위해 움직였다.



HOW: 자라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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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기획MD로서 경험했던 바에 따르면 일반 패션기업이 한 시즌의 옷을 만드는데 약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이에 비해 자라는 3개월만에 디자인부터 입고 및 분배까지 가능하다. 과연 각 프로세스에서의 어떤 차이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1) 디자인

우선 자라는 시장의 트렌드를 빠르게 수집하고 이를 빠르게 디자인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가졌다. 매장 매니저(Store Manager)는 매장에서 수집한 고객 데이터와 피드백을 본사에 빠르게 전달한다. 각 매장에서 어떤 수요가 있는지 기획과 디자인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반 패션 기업에서는 기획에 착수하기 전 매장에 직접 방문해서 피드백을 받는 구조라고 생각하면 그 차이를 더욱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자라는 기획과 디자이너를 애자일 조직으로 구성해두었다. 2명의 디자이너와 2명의 기획자를 한 공간에 일하도록 하여 빠르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자라는 인기 있는 상품을 더 생산해서 재입고시키기 보다는 새로운 스타일을 공급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런 디자인 과정을 통해 자라는 매주 2회 새로운 상품을 자라 매장에 공급할 수 있었으며, '이번에 사지 않고 다음에 매장을 가면 봤던 상품이 사라지니 지금 사야한다' 하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도 심어줄 수 있었다.



2) 생산

자라는 트렌드를 반영한 복잡한 디자인의 옷을 많이 생산하다보니, 기본적인 아이템 위주로만 생산할 수 있는 중국, 베트남보다 스페인 주변의 공장에서 제조하기를 선택하였다. 약 59%의 물량이 스페인 근처의 공장에서 생산된다. 또한 트렌드가 지나기 전에 빠르게 생산하고자 스페인 근처 공장들의 85%를 수직 통합하였다. 내가 있던 회사에서는 꽤 규모가 컸음에도 공장을 수직통합하진 않았기에 이렇게 많은 공장을 수직통합한 것은 이래적으로 보였다. 자라는 본사 주변에서 생산함으로써 원가 비용은 상승했겠지만 제품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원단을 발주하는 과정도 단축시키고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염색되지 않은 원단을 보유하고 있다가 디자인 요청이 들어오면 염색, 프린팅을 통해 수요에 맞는 만큼만 생산한 부분이 다른 기업과는 달랐다.



3) 유통

자라는 유통과정에서도 원가보다는 시간을 택했다. 보통은 원가를 아끼기 위해 1~2개월 소요되더라도 배로 물건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자라는 배 대신 비행기를 택했다. 물량의 70%는 트럭, 30%는 비행기로 받아 3일이내 물건을 입고 시키면서 리드타임을 크게 단축 시켰다. 운반 과정에서도 박스에 포장하는 대신 행거로 운반하면서 더 빠르게 운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자라의 물류 시스템은 약 40,000개의 아이템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자라가 매년 35,000여개의 스타일을 출시하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큰 사이즈의 물류 시스템이다. 물류 시스템에서 처리할 공간이 없어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초에 큰 사이즈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두었다.



4) 리테일

마지막으로 자라는 광고에 비용을 쓰는 대신 매장을 관리하는데 투자했다. 매장을 도심에 위치시키면서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트렌디함과 고급스러움을 전달하려고 하였으며 고객들이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매장 매니저들은 매장에서 수집한 판매 데이터와 고객 피드백을 매일 본사 디자인팀에 전달하면서 빠르게 다음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게 하였다. 그 결과 자라는 매주 2회 신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프로세스가 수립될 수 있었고,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보미 고객들도 연 평균 17번 자라에 방문하게 된다 (경쟁사 평균 4회)


또한 상품을 본사에서 의사결정해서 분산하는 방식이 아닌 각 매장에서 원하는 스타일을 주문하는 방식으로 각 지역 시장 특성에 맞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던 부분도 성공 원인 중 하나였다.





정리해보면 디자인, 생산, 유통, 리테일 각 단계가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고 빠르게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강력한 목표는 낮은 재고 부담과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 주었으며 이 프로세스를 "Rapid Fire Fulfillment" 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University of Virginia: Zara Fast Forward Fashion UV9154

Columbia CaseWorks: ID#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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