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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실수로 고민하는 당신에게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1장. 출근이 두려운 당신에게


  신입사원이 가장 흔들릴 때가 바로 실수했을 때다. 누구나 하는 것이 실수지만 우리는 유독 직장에서의 실수를 무겁게 다룬다. 이유는 내가 한 실수가 다른 일들에 영향을 끼치고, 크고 작은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물론 신입사원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대부분 해결이 되는 수준의 문제들이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실수가 위험한 이유는 실수하고도 실수인 줄 모를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일이 커져서 실수가 드러나기도 하고,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서 ‘무슨 일이지?’하고 보면 내가 한 일이 원인일 때도 있다.      

 

 잦은 실수로 고민하는 신입사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자, 필자의 부끄러운 실수담부터 털어놓으려 한다.


 작은 회사일수록 입사 후 별도의 교육 없이, 선배가 시키는 일을 하면서 적응해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도 중소기업에 입사했다 보니 처음부터 사장과 임원에게 직접 지시를 받기도 했다. 우리는 흔히 ‘입금’과 ‘송금’을 혼용한다. 이러한 관행 속에 금융 업무가 처음이었던 나는 평생 잊지 못할 실수를 하고 만다.


 출타 중인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고, 사장님은 내게 거래처와의 입출금 관련 지시를 하셨다. 나는 상황에 따른 입금과 송금의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담당 이사에게 전달했다.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나의 보고를 받은 이사님은 그 당시 가장 큰 이슈였던 프로젝트에 관련된 상당한 금액을 거래처에 송금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송금이 잘못 처리된 것이다. 그 당시 나는 사장님의 말씀을 들은 대로만 전달하면 모든 상황을 꿰고 계신 재무 이사님이 말의 뜻을 이해하고 정확히 처리하시겠지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전화 너머로 들리는 사장님의 격노한 음성은 내게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로 들렸고, 이런 나에게 내일이란 없었다. 회사는 다음날까지 시끄러웠다. 다행히 거래처의 이해로 문제는 수습됐지만, 아! 이 일은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난다.


 이와 같이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경력이 있는 사람도 실수는 한다. 하지만 실수를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실수 자체도 문제지만 실수 후의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수했을 때 뒤처리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 되기도 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


 사실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이 일반 사원에게만 요구되는 사항은 아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그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 대부분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보편적인 인간 심리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이다. 연차를 떠나 내공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미흡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곧바로 인정한다.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에 선다. 반면 남을 욕하거나 환경 탓을 하면서 문제의 중심에 서지 않는 사람도 있다. 실수를 인정하면 실력 부족이 탄로 날 것이라는 그릇된 방어 본능 때문이다. 이들은 실수로 인한 손실이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집중하기보다는 남을 탓하고, 화내며 실수를 덮으려고만 한다.

 

 사람들은 나의 실수 때문에 실망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실수를 내가 어떻게 인정하고, 대처하는지 그 태도를 보고 실망하는 것이다. 자신의 미흡했던 부분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인정하는 태도와 진정성 있는 사과,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 등을 보일 때 사람들은 나를 더 좋아하고, 신뢰하게 된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e)도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즉시 분명한 태도로 이를 인정하라”라고 말했다. 앞장에서 소개한 필자의 실수담도 마찬가지다. 내가 사장님의 말씀을 명확하게 이해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이사님에게 전달할 때 사장님에게 한 번 더 확인하시라고 말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미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나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내가 만약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대표님이 전하라는 대로 그대로 전했을 뿐인데요.”라고 변명했다면 사장님과 이사님을 두 번 실망시켰을 것이다.     



 실수를 성장의 기회로 만드는 내공


 실수를 인정하고,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은 대단한 내공이다. 기술적인 부분이든, 성격적인 부분이든 실수한 부분은 나의 취약점일 때가 많다. 이번 계기를 통해 확실하게 개선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의지가 있을 때 실수는 성장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


 하루는 출근해서 커피를 마시는데 사장님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출근길에 접촉 사고가 났다고, 보험사에 사고 신고를 부탁하는 전화였다. 그런데, 하필 보험 만기가 어제 날짜로 끝나 있었다. 분명 어제도 나는 보험 만기가 임박했다는 것을 생각했고, 빨리 확인해서 연장하려고 했다. 그런데 머피의 법칙처럼 그다음 날 아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 현장에 계신 사장님께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사실을 어떻게 말씀드렸는지 지금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사과를 드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미리미리 확인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 사건 이후로 나는 보험 업무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업무에서 실수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은 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쩌다 가벼운 실수를 하더라도 “어, 이런 실수를 할 분이 아닌데, 뭔가 이유가 있었나 보네” 하며 가볍게 넘어갈 정도다. 그 실수가 내게는 호된 회초리가 된 셈이다. 이런 업무는 시간이 지나며 점차 후배 손에 넘어갔지만, 자동차보험 만기만큼은 직접 확인하며 옛날 생각에 웃고는 한다. 만일 그때 내가 “어제 분명히 보험 연장하려고 했는데 팀장님이 갑자기 다른 일을 시키는 바람에 깜빡했습니다”라고 핑계를 댔다면 나는 나의 단점을 고치지도 못하고, 소중한 성장의 기회를 놓쳐버렸을 것이다.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습관


  신입사원은 무언가가 실수라고 느껴지는 순간 바로 상사에게 알려야 한다. 명확한 실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생각되면 이를 즉시 공유해야만 큰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물론 본인의 실수를 자진해서 보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봤을 때, 질책이 두려워서 혼자 수습하려고 숨기거나 어물쩍 넘어가면 문제가 더 커질 때가 훨씬 많았다. 싫은 소리를 좀 듣더라도, 실수를 인지한 순간 바로 공유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법이다.


 직장에는 일이 서툴러서 생기는 실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업무시간에 일과 상관없는 다른 것에 관심을 두느라 발생하는 업무 누락도 의외로 많다. 예를 들면 회사에 출근해서 친구와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느라 바쁘고, 인터넷 서핑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정작 본래의 업무에는 소홀해지고 자꾸 이것저것 놓치게 된다. 다른 일로 열심히 키보드 두드리다가 상사가 뭘 좀 시킬 때만 ‘네’ 하고 일어났다가 다시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 업무시간에는 회사 일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정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완벽주의 성향이라도 한 번 더 체크하는 것이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실수를 줄이기 위해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신입사원은 작고 사소한 업무의 가짓수가 많다. 업무를 누락하는 실수를 막기 위해 '나만의 업무 노트'를 만들 것을 추천한다. 사소한 업무까지 꼼꼼하게 리스트를 작성하고, 완료할 때마다 하나씩 체크해 나가라.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일들은 모두 메모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라. 나만의 업무 노트는 나만의 보물단지가 될 것이다. 이런 습관은 실수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일의 숙련도를 높이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직장에서도 실수 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 실수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배우기도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성장을 만든다.

 이미 실수가 벌어졌다면, 태도에 신경 써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해결을 상사에게만 미루지 않는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대한 수습하려고 노력한다. 상사도 후배의 이런 모습을 보면 이왕 벌어진 일에 덜 예민하게 반응하려고 한다. 실수를 교훈 삼아 다양한 방안을 세우고, 두 배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당신은 보다 성숙하고 실력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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