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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심하게 만드는 마음 습관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1장. 출근이 두려운 당신에게


 “A형은 답장이 없으면 상처받는다.” 한때 유행했던 말이다. 과연 특정 혈액형만 그럴까? 상대방이 내 전화를 바로 받지 않거나 문자 확인을 빨리 안 하면 “왜 안 받지? 내 연락을 피하나?”라고 신경 쓰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바쁜가봐’라고 상대방의 상황을 생각하기 전에 소외감부터 느끼는 추측으로 스스로를 상처주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에도 습관이 있다. 자신을 향한 상대방의 기분을 고민하느라 온갖 상상을 동원해 자신을 괴롭히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다음으로는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소심한 직장인의 마음 습관과 소심함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짚어보려고 한다.          



 소심한 직장인의 마음 습관     

 

 1.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한다

 타인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바람에 본인의 삶이 피곤하다면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은 옷을 입을 때도 남의 시선을 먼저 생각하고, 말할 때도 남의 기분을 의식하느라 주관이 없다. 심지어 타인을 볼 때마저도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의식한다. 타인을 의식하다 보니 의사표현이 부족하고, 그런 모습이 소극적으로 비춰진다. 남의 눈치를 보느라 싫은 소리를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퇴근 후에 생각나 밤잠을 설친다.      


 2. 걱정의 농도가 짙다

 똑같은 상황이어도 사람마다 그 무게를 다르게 느낀다. 걱정의 무게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발표도 해야 하고, 보고도 해야 한다. 직업에 따라 낯선 고객도 만나야 한다. 그런데 걱정이 많은 사람에게는 이 모든 것이 버겁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는 해보기도 전에 잘 안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걱정의 농도가 짙은 사람은 회식도 피하고 싶어 한다. 누구와 앉게 될지도 모르겠고, 혹시 누가 나에게 건배사라도 시킬까봐 며칠 전부터 걱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식 시간에 차라리 혼자 조용히 일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3. 확대 해석한다

 같은 말이나 상황을 마주해도, 이를 남보다 확대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피드백을 질책으로 받아들여 속앓이를 하거나, 누군가의 말을 뜻밖의 의미로 해석해 감정적으로 힘들어한다. 이로 인해 자신도 힘들지만, 가정이나 직장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발생기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성향을 가진 후배들은 고민 상담 중에 다음과 같은 불안한 속마음을 자주 표현하고는 한다.      


“내가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이야기인가?”

“아까 김대리가 한 말이 무슨 뜻이지?”

“동료들이 혹시 내 이야기 하는 거 아니야?”     

 

 이런 성향의 직장인을 떠올리다 보면 생각나는 직원이 있다. 그는 평소에는 건강한데 가끔씩 몸이 아프다며 결근하거나 조퇴하곤 했다. 그날도 그는 갑자기 속이 안 좋다며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했다. 직속 팀장의 부재로 나를 찾아온 그에게 나는 걱정부터 앞서 증세가 어떠냐고 물어봤다. “속이 안 좋다는 게 소화가 안 되는 거야? 아니면 통증이 있어?” 대답 없이 배만 잡고 있기에 너무 아파서 말하기 힘든가보다 하고 얼른 가보라고 그를 보냈다.


 그런데 그날부로 그 직원은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그와 친했던 사람을 통해서 그날의 진실을 알게 됐는데, 이는 충격적이었다. 자기는 진짜 아파서 말씀드렸는데 은팀장님은 자기 말을 믿지 않고 의심했다는 것이다. 나는 무슨 질병인지 걱정하며 애태우는 동안, 그는 자기 혼자 해석하고 상처받아서 회사까지 그만둔 것이다. 그 사건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회자됐고, 나 또한 오해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누구나 소심한 구석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소심한 구석이 있다. 얼마나 심하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필자 또한 다양한 환경 속에서 단련됐지만, 여전히 소심한 부분이 남아있다. 그러나 대범하기만 하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소심하다고 나쁜 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심리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소심한 면을 단점으로만 치부하지 않는다. 소심한 사람들은 관찰력과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무디고 털털한 사람에 비해 상황 파악 능력도 뛰어나다. 이 능력을 외부로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일잘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범해 보이는 일잘러 중에 자신이 원래는 ‘소심한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사람이 많다. 소심한 일잘러들은 타고난 눈치와 공감력으로 지혜롭게 인간관계를 만들어 간다. 또한 흠잡을 데 없는 업무 결과로 상사를 만족시키기도 한다. 자신의 특성을 잘 알고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소심한 성격 때문에 힘들어한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낮에 있었던 회사일 생각에 잠 못 이루고, 몸만 퇴근하고 마음은 퇴근하지 못하는 날이 허다하다. 타고난 성격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성격을 바꾸겠다는 막연한 노력보다는 마음을 고치는 훈련을 하라고 조언한다. 상대방이 내 전화를 피하는 게 틀림없다고 속 끓이던 마음을 상대방의 상황 때문이라고 돌려서 생각해 편해지라고 한다. ‘얼굴이 좋아졌다고? 살쪘다는 뜻인가?’라고 상처받던 마음을 순수한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바꾸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면, 섣불리 남을 오해하지 않을 것이다.


          

 소심한 직장인을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     

 

 사람들에게 건강한 마음을 찾아주는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소심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다음의 3가지를 실천하라고 조언한다.


 첫 번째, 내가 소심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행복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국 센터장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고백했다.


 “저도 한 때는 용기가 부족하고 소심한 나 자신을 보면서 내가 마음이 약하고 여리고 착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내 속이 좁다는 거였습니다.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좁아진 속을 넓히다 보니 삶이 편안해지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도 줄어들었습니다.”     

 아무리 겉으로 대담한 척해도 내면에 깔린 소심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사회인으로 살아가기에 편리한 성격이 있다면 바꾸려고 노력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소심함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앞에서 소개한 김영국 센터장의 말처럼, 자신의 속이 좁다는 것을 모르면 모든 원망이 주변 사람들로 향한다. 만약 스스로가 동료의 알 수 없는 표정을 퇴근 후 집에서도 되뇌고 있다면 자신이 매우 소심한 사람이라는 것부터 인정하자.


 두 번째, 나의 심리적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하자.

 소심하다고 일도 못하는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 중 마음이 유독 예민해지는 포인트를 찾아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그려보자. 가장 예민한 포인트가 어쩌면 내게 필요한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 나는 회사에서 어떤 상황이 가장 두려운가?

 • 나는 회사에서 어떤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가?

 • 나는 회사에서 무슨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화가 나는가?


 세 번째, 의식을 넣어 대범하게 말하고 행동한다.

 소심한 일잘러들은 매사에 의식을 넣어 행동한다. 이것은 연습을 넘어 훈련이다. 여기서 의식을 넣어 행동하라는 것은 명확한 의사 전달을 하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라는 뜻이다.

 먼저 인사부터 큰 소리로 해보자. 인사하는 모습과 목소리 톤은 그 사람의 성격을 정확하게 대변한다. 밝고 명확하게 인사하는 모습은 대범하고 적극적인 사람의 대표적인 이미지다. 그리고 의미 있는 건배사를 미리 준비하자.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건배사를 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최소한 3개는 준비해야 자리와 분위기에 따라 센스를 발휘할 수 있다. 준비를 통해서라도 회식 걱정을 없애야 직장생활이 행복하다.


 직장이라는 특성상 누구나 어느 정도는 소심해질 수밖에 없다. 매일 매일이 평가의 연속인 직장에서 남을 의식하게 되고, 누군가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도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직장이란, 나를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회의 장이다. 그래서 마음 습관이 중요하다.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뀌지만, 마음 습관을 바꾸면 사람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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