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된 패턴

모든 문제는 하나의 구조로 수렴한다

by ESG작가 오병호

모든 문제는 하나의 구조로 수렴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 다른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기후변화, 인구 감소, 부채 확대, 기술의 역설은 각각 다른 영역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하나의 축으로 정렬해 보면, 놀랍도록 동일한 구조가 드러난다.
이 구조는 단순하다.
현재의 선택이 미래의 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구조이다.
탄소의 경우, 배출의 이익은 현재에 집중되고 비용은 미래로 전가된다.
인구의 경우, 출산의 비용은 개인이 부담하고 유지의 이익은 사회가 공유한다.
부채의 경우, 소비의 이익은 현재 세대가 얻고 상환의 부담은 미래 세대로 이동한다.
기술의 경우, 효율의 이익은 즉각적으로 발생하고 그로 인한 소비 확대의 비용은 장기적으로 누적된다.
이 모든 사례는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니라, 동일한 패턴의 반복이다.
이 패턴을 구조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중심의 합리성이 작동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현재의 이익과 비용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둘째, 미래 비용이 외부화된다.
선택의 결과로 발생하는 부담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로 이동한다.
셋째, 비용은 누적된다.
탄소, 부채, 인구, 자원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쌓인다.
넷째, 피드백은 지연된다.
문제의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드러난다.
다섯째, 임계점이 존재한다.
누적된 비용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변화는 점진적이지 않고 급격하게 나타난다.
이 구조는 공유지의 비극과 동일한 형태를 가진다.
다만 차이가 있다.
기존의 공유지는 공간에서 발생했다.
초원, 바다, 공기와 같은 자원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고갈되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시간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공간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미래편익의 비극’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고,
누구도 악의를 갖고 행동하지 않았다.
개인은 합리적으로 선택했고,
기업은 효율적으로 운영했으며,
국가는 성장과 안정을 추구했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구조이다.
이 점에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 구조는 잘못된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올바른 선택의 반복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결 역시 단순하지 않다.
개인의 행동을 바꾸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도덕적 설득만으로는 구조를 바꿀 수 없다.
기술만으로는 방향을 바꿀 수 없다.
필요한 것은 하나이다.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를 분리하는 구조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에 미래의 비용이 포함되는 구조.
시간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다루는 구조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반복적으로 동일할 것이다.
미래는 줄어들고,
시스템은 불안정해진다.
결국 우리는 하나의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이 구조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바꿀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비극은 계속된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6화기술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