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힐 때

나를 괴롭히는 기억에 관하여

by 가을

과거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힐 때

-나를 괴롭히는 기억에 관하여-





초등학교 때 보았던 한 공포영화에서 주인공이 이런 말을 했다.



"너 진짜 무서운 게 뭔 줄 알아?

뭔가 잊고 싶은 게 있는데,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은 게 있는데

도저히 잊지도 못하고 지워지지도 않는 거 있지.

근데 그게 평생 붙어 다녀, 유령처럼."




성인이 되면,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경험이 축적되어 과거가 되어 간다.

늘 좋은 기억만 쌓이는 사람도 없겠지만

너무 큰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아 불쑥불쑥 나를 지배하게 된다.



초등학교 땐 공감할 수 없던 영화 속 대사를

어느 순간 절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과거임에도

결국 극복하지 못한 그 시간의 기억들은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매일매일 머릿속을 헤집고 내 감정을 지배하지만,

아무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이 감정은 다 나 혼자만의 몫이다.




그저 아무 생각도 없이, 마음이 평온해지기만을 바라며 시간을 죽이게 된다.


누군가는 그 오래된 일에 아직도 매달리냐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난다 한들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그 아픔의 강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래되기까지 그 긴 시간 동안 계속 똑같은 강도로 아프고, 그 아픈 감정에 무뎌질 뿐이다.




아니, 무뎌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억울함만 더해지는 것 같다.




그럴 때면 나를 일어서게 하는 주문이 있다.


"Strong people rarely have an easy past."


따돌림을 당하는 어린 소녀에게 아버지가 써준 메모라고 한다.


나를 지지해 주고 사랑해 주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 고비만 넘기면 나는 더 강하고, 넓고, 깊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나를 다독인다.


그리고 내가 더 큰 사람이 되어, 힘들어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힘을 실어주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게 되는 상상을 한다.


언젠가, 사람들이 더 이상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글로써 이 감정들을 풀어가고자 한다.




공감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위로를,

공감하지 못했던 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한 번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