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의 긍정은 모두 가짜였다.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하기를

by 가을



나의 긍정은 모두 가짜였다.

-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하기를 -






내가 대학교를 입학하던 무렵 자기계발서가 유행이었다.

20살의 나도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꿈과 희망을 품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열정 넘치게 살았던 때를 꼽으라면 이 시기였던 것 같다.

아픈 과거를 딛고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용기를 내게해줬고

지칠 때마다 일어나게 만드는 힘이 되어 주었었다.


뒤늦게야 깨달았지만 나의 이 모든 긍정은 다 허상이고 가짜였다.


나를 힘들게 만드는 건 상황이었는데

그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가짜 긍정을 만들어 냈다.


학교 생활에 치여 매일 집에 와 울고

하루 종일 가슴에 돌덩이가 앉은 것처럼 불안해했으면서도 밝은 사람인 것처럼 나를 꾸며냈다.


아프고 힘든 내 감정을 잘 살펴보고 주변에 표현하기도 했어야 했는데

이겨낼 거라는 마음으로 이런 감정들은 꾹꾹 누르기만 했다.

매일 눈물을 참아내면서도 주변에 도움을 청해볼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속, 유년기를 도둑맞은 한스가 두 번째 유년기를 혹독하게 겪듯이

나는 졸업하고 나서야 뒤늦게 그 감정을 토해냈다.


가짜 긍정 때문에 진짜 감정이 증폭된 것인지, 그 덕에 그나마 그 시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겪었던 그 시기를 겪고 있는 서툰 청춘들에게 다시 알려주고 싶다.


무조건적인 긍정보다 상황을 파악하는 힘을 기르고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기를,

웃으며 이겨내려 하기보다 때로는 때때로 무너지며 그때그때 더 강해지기를,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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